이재명, 이틀째 국민 속으로…'대통령되면 재판 정지' 법안 강행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05-02 15:44:51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여러분이 주인" 지지자들에 화답
민주, '李 파기환송' 대법원 맹공…"대법관 탄핵하자" 주장도
형사소송법 개정안 법사위 상정, 의결방침…국힘 "李 맞춤법"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2일 강원 철원을 찾아 전통시장 등에서 상인, 시민과 만났다. 현장에서 국민 의견을 듣는 '골목골목 경청투어'를 이틀째 이어간 것이다. 전날엔 경기 포천·연천을 방문했다. 두 곳은 당의 험지로 꼽히는 접경지다.
이 후보는 전날 공직선거법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으로 '사법 리스크'가 재부상하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직접 대응 대신 기존 일정을 소화했다. 대법원 판결로 대선 출마 자격을 위협받으며 큰 부담을 떠안았으나 대선 행보를 고수하며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읽힌다. 자신의 사퇴를 압박하는 국민의힘 공세를 받아치고 대법원 판결의 문제점을 부각하는 여론전은 당 지도부에 맡겼다.
이 후보는 철원군 동송전통시장에서 시민들과 만나 "경제가 나빠진 것은 정치를 못하기 때문이고 정치가 잘못된 것은 정치인들이 잘못됐기 때문이며 정치인들이 잘못된 것은 잘못된 정치인들이 뽑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정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바쁘고 힘들더라도 (선거는) 내 삶과 우리 자식의 인생을 결판나게 하는 심부름꾼, 일꾼을 뽑는 것인데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후보는 "자기 잇속을 챙기는 사람을 뽑으면 뽑은 사람이 피해를 본다"며 "어떤 사람이 선택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운명과 내 삶이 통째로 바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국민의 위대함으로 새로 시작해 정말 번영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전통시장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을 꺼내 튀김 등을 사먹었다. 지지자들은 "이재명 이긴다", "이재명 대통령", "힘내세요" 등을 외쳤다. 이 후보는 "여러분이 세상의 주인입니다"라고 화답했다.
이 후보는 화천·인제·고성을 차례로 방문한다. 3, 4일에도 강원 속초·양양 등 '동해안 벨트'와 경북 영주·예천 및 충북 단양·영월 등 '단양팔경 벨트'를 각각 찾아 경청투어를 벌인다. 5일에는 부처님오신날 행사에 참석한다. 대법원 파기환송과 무관하게 예정된 일정을 모두 챙길 방침이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접경지 맞춤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고 대북 전단과 오물 풍선, 대북·대남 방송을 상호 중단해 접경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남북 군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소통 채널을 복원해 군사적 충돌을 비롯한 남북 관계 리스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며 "남북이 교류·협력을 재개하도록 모색하고 상호 신뢰를 다시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이날도 대법원을 맹공했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첫 중앙선거대책 회의는 대법원 성토장과 다름 없었다.
김경수 총괄선대위원장은 "사법부가 전례 없는 속도로 이 후보에 대해 판결을 하며 대선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강금실 총괄선대위원장은 "내란 종식을 위한 선거에서 당선된 대통령도 대법원장이 쥐고 흔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들을 탄핵하자고 주장했다. 정진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법관 12명 중 이번 판결에 반대한 2명을 뺀)10명의 사법쿠데타 대법관을 탄핵해야 한다"며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적었다.
민주당은 입법을 통한 이 후보 '방탄'에도 나섰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한 헌법 84조의 적용을 놓고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헌법 84조의 '소추'는 검찰의 기소에 국한되는 것이어서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형사재판을 계속 받아야한다는 해석과 '소추'는 재판에도 해당되는 것이어서 아니라는 해석이 충돌하고 있다.
민주당은 아예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형사재판 절차도 정지되도록 규정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에 착수한 것이다. 향후 재판이 계속될 경우 이 후보 유죄가 확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 후보는 공직선거법 재판 외에도 대장동 사건 등으로 4개 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 맞춤형 법안'이라며 개정안 일방 추진에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해 오후 국회 법사위에 상정했다. 법사위원장은 민주당 소속 정청래 의원이다.
정 위원장은 법사위 긴급 현안질의가 속개되자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김 의원은 법안 제안 이유에서 "현행 법령 체계에서는 헌법상 불소추특권과 실제 재판 운영 사이에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통령에 당선된 피고인에 대해서는 헌법 84조가 적용되는 재직 기간 동안 형사재판 절차를 정지하도록 해 헌법상 불소추특권이 절차적으로 실현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에 한해 모든 형사 재판을 중지하도록 하는 것은 특정인에 대한 특혜여서 위헌이라는 논리다. 장 의원은 "헌법 범위를 넘어 특정인에게 특혜를, 그것도 권한이 가장 집중된 대통령에게 특혜를 주겠다고 하는 건 헌법 정신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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