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불 현장] 그날 이후

문재원

| 2019-04-10 17:12:28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막막합니다…어떻게 살아야 하나"
"어머니 전화를 받고 뛰쳐 나와보니 불길이 이미 지붕까지 번졌습니다"
"며느리가 사준 이불, 아끼느라 장롱에 뒀는데…."

 

지난 4일 고성·속초 등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해 수천 명이 대피했다. 불길은 잡혔지만 그 자리에 검은 잿더미만 덩그러니 남았다. 몸만 겨우 피한 주민들은 불탄 터전을 보며 망연자실할 뿐이다.

 

 

 

 

지난 9일 오후 강원 속초시 인근 마을 검게 타버린 농기구 창고. 한창 논밭을 휘젓고 다녀야할 경운기는 그을음을 뒤집어쓴 채 멈춰 있다.

 

 

 

 

 

 

 

"큰 화면으로 편하게 보시라며 동생이 어머니께 사드린 TV가 이렇게 됐다"

강원 속초시 인근 마을 주민 최복규(47세) 씨는 산불로 전소된 집을 둘러보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주민 박상규(71세) 씨는 화마가 휩쓸던 순간을 떠올리며 "급하게 뛰쳐 나오느라 아무것도 챙기지 못했다. 키우던 개는 목줄을 풀어놔 살 수 있었지만 기침을 심하게 해 동물병원을 데려갔었다"고 말했다. "대피소는 모두가 이용하는 공간이라 데려갈 수 없어 이렇게 나도 집 앞에 있다"며 그는 눈시울을 붉혔다.

 

 

 

산불 그 후, '강원의 봄'은 언제 올까.

 

KPI뉴스 / 문재원 기자 mjw@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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