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본새가…" 김정은이 매스게임 보고 화낸 이유는?

강혜영

| 2019-06-04 15:03:42

김정은, 3일 대집단체조 창조성원 불러 내용·형식·업무태도 비판
전문가 "제재 따른 경제적 어려움, 부하들에게 책임 전가하는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열린 대집단체조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가운데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일 '5월1일경기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를 관람했다고 4일 보도했다. [KCNA Watch 홈페이지 캡처]


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가 하루 전 국제 노동절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진 '5월1일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날 공연에는 김정은 위원장, 리설주 여사,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 1부부장 등이 참석했다.


통신은 "'인민의 나라' 제명이 수도의 밤하늘가에 찬연히 빛을 뿌리는 가운데 공연무대가 펼쳐졌다"며 "출연자들은 아름답고 우아한 률동과 기백있는 체조, 흥취나는 민족적 정서와 풍부한 예술적형상, 천변만화하는 대규모의 배경대화폭으로 공연을 펼치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공연 직후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께서는 공연이 끝난 후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창조성원들을 부르시여 작품의 내용과 형식을 지적하시며 그들의 그릇된 창작창조기풍, 무책임한 일본새에 대하여 심각히 비판하시였다"고 전했다.

이어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께서는 사회주의문화건설에서 문학예술부문의 창작가, 예술인들이 맡고있는 임무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시면서 우리 당의 혁명적인 문예정책을 정확히 집행관철해나가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과업들을 제시하시였다"고 덧붙였다.


▲ 4일 조선중앙통신은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인민의 나라'가 6월 3일 '5월1일경기장'에서 개막했다고 보도했다. [KCNA Watch 홈페이지 캡처]


대집단체조는 예술과 체육을 결합한 북한 특유의 예술공연으로, 대규모의 출연진이 초대형 카드섹션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 수개월간의 예행연습을 통해 조선의 역사와 현대 삶을 표현하고 지도부의 경제적 과업 혹은 군사적 발전 등을 과시하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

임재천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대집단체조는 일종의 전체주의 매스게임"이라며 "하나가 되는 것을 일사불란하게 보여주는 수령에 대한 우상화와 충성심의 결정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섹션이 나올 때 '자기 우상화' 혹은 '사회주의 건설의 위대성' 등의 캐치프레이즈가 나오는데 무엇인가 마음에 안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충성심 결여 혹은 기강 해이를 지적하고 이를 통해서 관료들의 군기를 잡는 것이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또 북한 지도부가 제재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부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의 일환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임 교수는 "북한은 하노이 회담 이후 제재 해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고난의 행군을 이어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도부는 분야별로 관료들이 총력전을 펴야 하는데 기강이 해이해졌다고 보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처럼 언론을 통해 공개적인 비판을 일삼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는 "최근 자강도 등의 현지 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느슨한 기강을 다그치고 지적하는 보도들이 북한 내에서 나오고 있다"며 "조선중앙통신 등의 매체에서 이런 것들을 보도하는 것은 과거 지도자와 다른 보도 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령이 모든 세세한 부분을 챙긴다는 메시지도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대집단체조 '인민의 나라'는 6월 초부터 10월 중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KPI뉴스 / 강혜영 기자 kh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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