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락 충격 없었는데…'선배당·후투자' 식품·유통주 울상 왜

김경애

seok@kpinews.kr | 2023-12-27 17:11:51

올 초 정관 변경, 배당기준일 내년 1분기 공시
배당락 피했으나 대체로 주가 내림세
내년 1분기 주가 변동 리스크 우려

국내 증시가 27일 배당락일임에도 비교적 선방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0.91포인트(0.42%) 오른 2613.5, 코스닥은 11.45포인트(1.35%) 뛴 859.79에 장을 마감했다.

 

배당락은 배당기준일이 지나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걸 말한다. 일반적으로 배당락일이 오면 배당을 목적으로 주식을 샀던 주주가 주식을 내놓아 대규모 매도 물량이 쏟아지곤 한다. 그만큼 주가도 빠진다. 

 

그런데 일부 식품·유통 상장사는 배당락일이 아님에도 울상을 짓고 있다. 이들 기업은 배당금을 우선 확정한 뒤 배당받을 주주를 정하는 '선 배당, 후 주주 확정' 제도를 올 초 도입해 '배당락 효과'를 피했다. 그럼에도 주가가 떨어진 것이다. 

 

▲ '선 배당, 후 주주 확정' 제도를 올 초 도입한 일부 식품·유통 상장사가 배당락일인 27일 주가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음. [픽사베이]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선 배당, 후 주주 확정' 제도를 도입해 배당락 효과를 피한 CJ, CJ대한통운, CJ프레시웨이, 이마트, 신세계푸드, AK홀딩스, 동원F&B, 모나리자 상장 식품·유통사 8곳 중 6곳의 주가가 내렸다.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이마트로 2.1% 하락한 7만6300원에 장을 끝냈다.

 

이어 △CJ 9만5200원(-2.0%) △동원F&B 3만2750원(-1.1%) △AK홀딩스 1만7000원(-0.7%) △신세계푸드 3만8800원(-0.6%) △모나리자 2610원(-0.2%)으로 마감했다. CJ대한통운(+2.71%)과 CJ프레시웨이(+0.86%)의 주가만 올랐다. 

 

식품·유통 상장사의 '선 배당, 후 주주 확정' 도입은 지난 1월 금융당국이 마련한 배당 절차 개선안을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배당금을 우선 확정하고 배당기준일을 지정하도록 기업에 권한다. 글로벌 스탠더드(범세계적 규범)에 맞추면서 배당성향 개선을 꾀하기 위해서다.

 

배당락일을 피했음에도 식품·유통 상장사 주가가 부진한 이유로는 경기침체로 인한 실적 부진이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생활비 어려워지자 소비자가 소비를 줄이고 있다"며 "소비 감소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는 식품·유통기업들의 미래 전망이 나쁘다"고 진단했다. 

 

한편 '선 배당, 후 주주 확정' 제도를 도입한 식품·유통 상장사들은 실적 부진으로 배당금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내년 1분기 중 매도 물량을 쏟아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배당기준일을 변경한 기업의 배당 규모는 정기 주총에서 결정되므로 배당기준일은 내년 3월 말이나 4월 초가 된다. 이 경우 낮은 배당수익률을 확인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내다팔 수 있다는 염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배당수익률 8%를 예상했지만 기업이 4%밖에 주지 못한다고 공시하면 '굳이 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대량의 주식을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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