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사제 아동 성폭력 은폐"…가톨릭 신자들 분노

김문수

| 2018-09-12 14:10:31

우얼 추기경, 성직자들에 편지 보내 사임의사 표명
비가노 대주교 "교황, 매캐릭 추기경 성범죄 알아"

가톨릭 사제들의 성폭력 사건이 연일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교황이 아동 성폭력을 은폐했다는 논란이 불거져 국제사회가 분노하고 있다.

 

▲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폭력 은폐 논란에 휩싸인 미국 워싱턴 교구 대주교 도널드 우얼 추기경이 본인의 사임과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1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우얼 추기경이 지난 2011년 워싱턴의 한 교회에서 성수를 뿌리고 있다. [뉴시스]

 

아동 성폭력 은폐 논란에 휩싸인 미국 워싱턴 교구 대주교 도널드 우얼 추기경이 본인의 사임과 관련, 프란치스코 교황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11일(현지시간) 사제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밝혔다.

교회 내 성학대 논란이 불거진 이후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성직자로서의 그의 자격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사임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우얼 추기경은 편지를 통해 "이제 우리의 이슈는 고통받은 성폭행 생존자들을 새로운 수준으로 치유하고, 이 추문으로 상처받은 충실한 신도들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1988년부터 2006년까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교구에서 주교를 지낸 우얼 추기경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일어난 성직자들에 의한 아동 성학력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얼 추기경은 편지에서 8월말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상의했다고 밝혔다.

추기경은 또 "어떤 결정이든 우리가 사랑하는 교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임은 명확하다"며 "3년전인 2015년 11월12일 제출했던 사임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로마로 가서 교황과 만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우얼 추기경은 2015년 추기경의 정년퇴임 나이인 75세가 되자 한 차례 사임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교황은 특별한 답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그의 사임을 유보했다. 

워싱턴 교구 대변인은 "우얼 추기경의 편지가 공식적인 사임을 말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의 편지는 '새로운 시작'을 요청했다. 그는 사제들의 답변을 듣고 다음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우얼 추기경이 언제 로마에 갈 것인지, 또 최종 결과는 언제쯤 발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얼 추기경은 그의 후임이 발탁되기 전까지 몇 년 더 워싱턴 대주교 자리를 지킬 것으로 지금까지 예측돼 왔다.

아동 성폭력 논란이 일어나기 전 그의 후임으로 로버트 매켈로이 샌디에이고 주교, 그레고리 에이먼드 뉴올리언스 대주교, 피터 사틴 시애틀 대주교 등이 하마평에 오른 바 있으나 현재 후보자 명단에 누가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이 가톨릭 사제의 성폭력 문제를 이미 알고도 숨겨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지난 달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은 가톨릭 보수언론매체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3년에 이미 시어도어 매캐릭 전 미국 추기경의 성범죄 사실을 알았음에도 은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비가노 대주교의 서한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은 2013년 사임 전 매케릭 추기경의 성폭력 사실을 파악하고 미사 집전 및 강의 금지 등의 처벌을 내렸다"면서 "매케릭 추기경은 수년간 가톨릭 성직자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내용을 NYT 등이 보도한 이후 사임했다. 

 

가톨릭 신자들은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래 가톨릭 교회 내부서 세력이 나뉘었다"면서 "교회 내 성학대 논란이 불거진 이후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관련 성직자들의 자격에 의구심을 표하면서 신앙의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KPI뉴스 / 김문수 기자 moonsu4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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