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느는 '휴면카드'…"소비자와 카드사 모두 손해"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2025-08-07 17:17:25
소비자는 해지 절차 번거로워 방치…카드사도 해지 방어
국내 카드사들의 휴면카드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신규 카드 발급 이벤트와 간편한 절차로 여러 장의 카드를 발급받고는 곧 사용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해지 절차가 번거로워 그대로 두는 소비자도 적지 않지만 카드사도 해지를 막으려 노력하면서 휴면카드가 쌓이는 구조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누적 휴면카드 수는 총 1657만 장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578만 장) 대비 약 5% 증가한 수치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를 제외한 6개 카드사에서 모두 휴면카드가 늘었다.
휴면카드는 최근 1년 이상 사용 실적이 없는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를 뜻한다. 일정 기간 거래가 없으면 카드사가 내부적으로 사용정지 상태로 분류한다.
휴면카드는 소비자와 카드사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존재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관리되지 않은 카드가 많을수록 불필요한 연회비를 낼 위험이 높다. 또 여러 개의 카드 정보가 각종 온라인 서비스나 결제처에 등록된 채 방치되면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험도 커진다. 금융 거래 내역 관리가 복잡해지고 카드 한도 관리에도 혼선이 생길 수 있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휴면카드는 반가운 존재가 아니다. 이용이 지속되지 않으면 수수료 수익이 줄고 고객 충성도도 떨어진다. 또 휴면카드를 관리하는 데 드는 비용 부담도 커져 운영 효율성에 악영향을 준다.
그런데 휴면카드가 자꾸 늘어나는 배경으로 소비자들의 무관심과 더불어 카드사들의 해지 방어 노력도 꼽힌다.
소비자가 안 쓰던 카드 해지를 시도할 경우 카드사들은 해지 방어팀을 통해 다양한 혜택을 제시하며 만류하곤 한다. 이를 통해 당장 해지는 막더라도 소비자는 결국 혜택만 얻은 뒤 다시 해당 카드를 쓰지 않아 휴면카드가 되어버리는 케이스가 부지기수다.
20대 직장인 A 씨는 몇 년간 삼성카드를 주력 카드로 사용하다가 최근 몇 년간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삼성카드로부터 '편의점에서 6000원 이상 결제 시 5000원 할인' 문자 쿠폰을 주기적으로 받고 있다. 해당 쿠폰 사용을 위해 카드를 간헐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A 씨는 "이벤트 기간 안에 쓰지 않으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몇 주 지나면 다시 같은 쿠폰이 온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 같은 카드를 사용하는데도 이런 쿠폰을 받지 못한 사람도 있는데 아마 휴면카드 전환을 막기 위한 카드사의 마케팅 전략인 것 같다"고 추측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 최악은 휴면카드 상태가 되는 것보다 아예 해지되는 것"이라며 "휴면카드는 일말의 희망이라도 있으므로 다들 해지만은 막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휴면카드 증가는 소비자와 카드사의 복합적인 행태가 맞물려 나타난 현상"이라며 "소비자 편의와 카드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두 고려한 관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