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민커피' 팀홀튼 국내 상륙…성공 가능성은 '글쎄'
김경애
seok@kpinews.kr | 2023-12-12 15:20:49
국내 커피시장 포화, 5년전比 사업자 118%↑
스타벅스·블루보틀 등 글로벌 커피 진출多
"국내 소비자 니즈에 맞는 현지화 전략 필요"
'캐나다 국민 커피' 팀홀튼이 오는 14일 국내에 상륙한다.
1964년 캐나다에서 설립된 팀홀튼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커피를 제공하는 가성비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다. 현지 대중적인 인기에 힘입어 글로벌 영역으로 사업을 꾸준히 확장하는 추세다.
국내 1·2호점 출점 장소로는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 일대를 선택했다.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국내 커피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12일 팀홀튼 국내 운영사인 비케이알(BKR)과 팀홀튼 본사인 RBI 그룹이 공식 오픈을 앞둔 팀홀튼 신논현점에서 미디어 초청 행사를 열고 비전과 전략을 공개했다.
팀홀튼은 버거킹 운영사인 BKR이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국내에 들여왔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기업이 해외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현지기업과 계약을 맺고 가맹사업 운영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팀홀튼 한국 론칭은 아시아 지역에선 일곱 번째다. 1호점인 신논현점은 오는 14일, 2호점인 선릉역점은 오는 28일 각각 오픈한다. 이후 적극적으로 점포를 늘려 향후 5년 내 150개 이상의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드라이브 스루(DT) 등 다양한 타입의 매장 오픈도 검토 중이다.
매장에선 90여 개 커피·음료와 푸드 메뉴를 제공한다.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게 개발한 메뉴와 글로벌 인기 메뉴 등을 선보인다.
내수 시장 이미 포화, 성공 장담 어려워
팀홀튼의 한국 진출 성공 여부에 대해선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커피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내수 시장이 이미 포화됐기 때문이다. 수많은 커피 브랜드들이 난립해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커피전문점 사업자 수는 9만6650명으로 10만 명을 내다보고 있다. 작년 말에 비해 3.8%, 2017년 말에 비해 118.1%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맹사업을 영위하는 카페 브랜드 수는 지난해 938개로 전년에 비해 9.6% 늘었다. 4년 전인 2018년과 비교하면 124.4%나 증가했다.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다. 국내 커피전문점은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커피 소비자와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선사하는 프리미엄 커피 소비자로 양분돼 있다.
저가 커피의 경우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더벤티 등이 선전 중이다. 프리미엄 커피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엔제리너스 등이 해당된다.
팀홀튼의 경우 가격 면에서 프리미엄과 저가 브랜드 사이 애매한 입지다. 팀홀튼이 책정한 국내 가격은 미디엄 사이즈(14온스, 약 400ml) 기준 브루 커피 3900원, 아메리카노 4000원이다.
경쟁 브랜드라 할 수 있는 스타벅스와 블루보틀보다는 약 200~700원가량 저렴한 반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보유한 이디야커피보다는 다소 비싸다. 국내 저가 커피들과는 1000원 이상의 가격 차가 난다.
메뉴 가격은 진출 국가의 시장 상황과 경제 수준, 고객 니즈, 운영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책정한다는 게 BKR 측의 설명이다. 주요 메이저 브랜드나 팀홀튼이 이미 진출해 있는 다른 국가들의 가격과 비교해도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했다.
소비자 니즈 반영한 현지화 필요
팀홀튼은 가성비가 아닌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강조한다. 라파엘 오도리지 RBI 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APAC) 사장은 "한국 진출 전 심층적인 조사를 통해 새로운 커피 브랜드를 원하는 한국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했다"고 자신했다.
매장의 경우 캐나다 자연에 기반하면서 팀홀튼만의 따뜻하고 편안한 정서로 디자인했다.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형 메뉴도 선보인다. 달콤한 메이플 크림과 메이플 플레이크를 얹은 메이플 라떼가 대표적이다.
국내 커피업계는 커피 브랜드 간 생존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성공을 위해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현지화를 통해 국내 입지를 굳힌 모범 사례로는 스타벅스를 들 수 있다. 1997년 7월 신세계와 손 잡고 국내 시장에 발을 들인 스타벅스의 국내 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2조6000억 원이다. 매장 수는 1800곳을 넘겼다.
스타벅스는 한국 특산물을 접목한 메뉴를 꾸준히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한국인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에 주목하고 매장 밖에서 음료를 사전에 주문하는 '사이렌 오더'와 무궁화가 그려진 굿즈도 선보였다. 문화유산 보존, 일자리 창출, 환경정화 봉사 등 사회공헌도 꾸준하다.
미국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은 이와는 대조된다. 2019년 5월 국내 진출 당시 메뉴판은 영어로만 기재돼 있었고, 음료 가격도 경쟁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편에 속했다. 음료 용량도 335ml 한 종류였다.
블루보틀을 운영하는 블루보틀커피코리아는 론칭 다음해인 2020년 3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여파였다. 지난해 매출은 223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0.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억 원에 그쳐 거꾸로 12.7% 줄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외국 유명 커피 브랜드여도 철저한 현지화 없이는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며 "한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파악해 운영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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