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쇄신 갈등…인요한 "날 공관위원장으로" vs 김기현 "부적절"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11-30 15:00:17
印, 金에 "전권 공언 허언 아니라면 공관위원장 추천"
내달 4일까지 답 요구…불용시 '조기해체' 가능성 열어
金 "자리논란 적절치 않다…그런 목표로 혁신위 활동했나"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가 30일 김기현 지도부를 향해 승부수를 던졌다. 오는 12월 4일까지 답을 달라며 최후통첩도 보냈다. 더 이상 시간을 끌다간 명분도, 실리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읽힌다.
혁신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당 지도부·중진·친윤계의 내년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 요구를 담은 안건을 공식 의결했다.
인요한 위원장이 지난 3일부터 '개인 자격'으로 당 주류 세력에게 '희생·헌신'을 권고하며 거의 한달 가량 여론전을 벌였으나 소득이 없자 혁신위가 나서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인 위원장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지난 3일 희생을 주제로 권고 사안으로 제시했던 안건을 혁신위가 회의에서 공식 안건으로 의결했다"며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해 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안건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지금까지는 국민이 희생했지만 이제는 국민의힘이 희생으로 보답할 때이다. 혁신 조치의 진정성 담보를 위해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부터 총선 불출마 및 험지 출마 등 희생의 자세를 보일 것을 재차 요구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안건이 다음달 4일 또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 상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 위원장은 "다음 주 월요일(12월 4일)까지 당의 답을 기다리겠다"며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또 "혁신위의 전권을 준다고 공언한 말씀이 허언이 아니면 나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제안했다. "혁신위에서 제안한 국민의 뜻이 공천관리위를 통해 온전히 관철돼 국민들께서 변화를 실감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이유에서다. 공천 전반을 총괄하는 공천관리위는 내년 총선 공천과 인적쇄신을 사실상 결정하는 곳이다.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가 의결한 대다수 안건에 대해 '공천위에 넘겨 반영하겠다'는 취지로 응수하며 뚜렷한 결론을 내는 걸 미뤄왔다. 그러자 인 위원장이 이날 '공관위원장 자천 카드'로 다시 공세를 취한 셈이다.
인 위원장은 "당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조치를 국민들께 보여드려야만 잃어버린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며 "혁신위 제안을 공관위로 넘기겠다는 일반적 답변으로 일관해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 자신부터 먼저 희생하며 당 지도부에 제안한다"며 "저는 이번 총선에서 서대문구를 비롯한 일체의 선출직 출마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인 위원장은 "그동안 당의 책임 있는 분들에게 변화를 줄기차게 요구했다"며 불편한 심기도 토로했다. "혁신의 특징은 제로섬이다. 100점 아니면 '빵점'(0점)이다. 70, 80점짜리는 없다. 받아들이거나 안 받아들이거나"라며 "아주 참담한 마음"이라는 것이다.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제안은 혁신위 의결 사항은 아니라고 오 혁신위원은 강조했다. 그는 "사전에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인 위원장이 양해를 구했다"며 "구체적으로 공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공관위원장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혁신위 조기 해산 전망에 대해 오 혁신위원은 "인 위원장이 월요일(4일)까지라고 시한을 말했으니까 당의 답변을 듣고 난 이후에 혁신위 내부에서 논의가 있을 것 같다"며 여지를 뒀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의 혁신위 활동이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목표를 갖고 활동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실상 인 위원장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국회 상황이 매우 엄중한데 공관위원장 자리를 갖고 논란을 벌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혁신위가 참 수고를 많이 하셨다. 당의 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좋은 대안을 제시해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요구를 거절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주류 세력은 그간 혁신위가 추진 중인 쇄신 작업을 철저히 외면하는 태도로 일관해왔다.
김 대표는 지난 주말 울산 지역구에서 의정보고회를 열고 '지역구 재출마' 의지를 피력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은 지지자 4200명 앞에서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못 박은 바 있다.
김기현 지도부 중에서 김병민 최고위원은 혁신위에 공감을 표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위가 우리 당 지도부를 향해 더 가열찬 혁신과 쇄신에 나서달라고 한 주문에 대한 응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혁신위 활동과 변화 방향에 우리 당 지도부가 그 변화의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매서운 질책을 무척 따갑고 아프게 받아들인다"면서다.
최고위원회가 혁신위 혁신안 중 1호 안건인 징계 취소를 제외한 나머지 안건들을 공식 의결하지 않은 것 등에 대한 비판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보인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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