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휩쓰는 '좀비 사슴병' 공포
윤흥식
| 2019-02-18 13:52:01
보건당국, 질병 감염 사슴고기 섭취 자제 권고
일명 '사슴 광우병' 또는 '좀비 사슴병'으로 불리는 만성소모성질병(CWD)이 미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광우병 전문가가 앞으로 몇 년 안에 이 질병이 인간에게까지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경종을 울리고 있다.
미국의 CTV뉴스는 18일(현지시간) "아직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CWD가 미국내 24개 주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CWD는 광우병과 마찬가지로 변형 단백질인 프라이온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병에 걸린 사슴과 엘크, 무스 등은 몸의 균형을 유지하는 감각을 상실해 좀비를 연상시키는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체중 급감과 마비 증세 등을 겪다가 결국 수주, 또는 수개월 만에 죽음에 이른다.
프라이온은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달리 수년간 자연환경에서 파괴되지 않고 타액이나 배설물 등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
CTV뉴스는 "현재까지 CWD가 인간에게까지 전염됐다는 보고는 없지만 보건당국은 예방적 차원에서 이 질병에 감염된 동물의 육류를 섭취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NBC뉴스는 "오랜 기간 광우병을 연구해온 마이클 오스터홀름 미네소타대 교수가 지난 7일 미네소타 주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CWD가 인간에게까지 전염될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저명한 광우병 전문가이자 미네소타대 산하 감염병연구정책센터(CIDRAP)의 센터장이기도 한 오스터홀름 교수는 주의원들에게 "감염된 고기를 섭취한 사람들이 CWD에 전염된 사례가 앞으로 몇 년 안에 보고될 것"이라며 "한 두 건의 단편적인 사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CWD를 1980년대와 1990년대에 영국 전역에서 150명이 넘는 사망자를 냈던 광우병에 비교했다.
CWD는 1967년 미 콜로라도주 북부의 한 야생동물보호시설에서 보호하던 한 노새사슴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1960년대 후반까지는 보호 사슴들에게만 나타났다.
이후 이 질병이 원숭이 등 영장류를 포함한 다른 동물들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이 지난해 캐나다 연구진을 통해 밝혀졌다.
오스터홀름 교수는 지난해 발표된 공공야생동물연합 보고서를 인용해 "매년 사냥꾼 가족 1만5000명이 CWD에 감염된 고기를 먹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첫 감염 사례가 보고되기 전에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