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6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비채아트뮤지엄
원초적인 자연의 풍경을 독특한 색감과 선으로 표현해온 이기숙과 전봉열 특별초대전 '내 안의 산과 바다'가 오는 12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비채아트뮤지엄 1층 전시실에서 개막한다.
| ▲ 이기숙, 전봉열 특별초대전 포스터. [비채아트뮤지엄 제공] 이번 전시에는 이기숙의 'Beyond the line' 등 15점과 전봉열 작가의 'From' 13점 등 총 28점의 작품이 선보인다.
이기숙 작품에서 떠오르는 이미지는 암각화다. 최근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된 반구천 암각화는 고래, 호랑이, 멧돼지, 사슴 등을 '굵은 선묘에 의한 형태미 위주로 그린 그림'이란 평을 받는다.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중요한 특징도 선(line)을 통한 새로운 이미지 탐구다. 그는 "불변성, 또는 영원성을 작품으로 표현하려 고민할 때 암각화와 전통 도자의 상감기법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엔 신비한 색감도 빼놓을 수 없다. 삼합지, 오합지 등 한지를 여러 장 겹쳐 만든 바탕에 50~60회 이상 먹, 분채, 호분, 흙 등을 번갈아 칠해 색을 표현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에서 표현된 색은 빛이 반사된 것이라기보다는 '은은하게 올라온다'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 ▲ 이기숙 'Beyond the Line', 캔버스에 한지, 흙과 채색, 91x91cm 2025.[비채아트뮤지엄] 이처럼 독특한 색감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작가는 선에 대한 몰입을 그치지 않는다. 그는 작가 노트에서 "선과 선이 만나 공간을 이루고 그 속에 놓인 작은 길은 결국 자신을 이루는 게 아닐까 싶다"라며 "물이든 산이든 바다이든 또는 '나'이든"이라고 쓰고 있다. 이기숙의 작업 과정은 '창작'보다 '명상'이나 '수행'에 가깝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반면 전봉열 작품 세계는 작품명 '시작' 또는 '기원'의 의미를 지닌 'From'에 압축돼 있다. 그가 묘사하는 바다는 실제와 관념, 실상과 허상이 넘나드는 공간이다. 그것은 또 새벽, 한낮, 해 질 녘을 구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시간의 모호함을 나타낸다.
그의 작품에서 또 하나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수평과 수직의 교차이다. 바다의 수평선은 강렬한 반면, 수직선은 눈에 잘 띄지 않는 희미한 선으로 표현돼 있다.
전봉열은 "포항 호미곶에서 오래전에 찍었던 흐린 날의 사진으로부터 시작한 바다 작품은 초기 리얼리즘에서 하이퍼 리얼리즘을 거쳐 요즘은 초현실주의적 작품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내 작품을 접한 사람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데 동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 전봉열 'From', Oil on Canvas, 116.8.x91cm, 2025. [비채아트뮤지엄 제공] 이기숙과 전봉열의 작품에서는 산과 바다는 우리가 가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에게 오는 듯한 느낌으로 온다. '해(海)에게서 소년에게'이란 시에서 묘사된 바다처럼, 그리고 산처럼 내 안으로 성큼 다가온다.
이기숙은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우수상(1992), 경기미술상(청년작가상 2003) 등을 받았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성곡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전봉열은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한국과 일본, 중국 등에서 20여 회의 개인전, 200여 회의 기획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국립현대미술관, 행정자치부 장관실, 충남 서산검찰청 등에 작품에 소장돼 있다.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특별초대전은 평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주말과 공휴일은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KPI뉴스 / 박상준 기자 psj@kpinew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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