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뺏벌마을 수해발생 귀책사유 공방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 2025-08-09 14:07:49

피해액 3분의 1만 재난지원금 지급 예정
올봄 우수관 설치 요구 "예산 없다" 묵살
하수관 실시설계 완료·착공 시기는 미정
3년전 폭우때 이상징후…보강한 축대 붕괴

지난달 20일 새벽에 내린 폭우로 의정부시 고산동 산116-11 뺏벌에서 주택 2채가 반파되고 이재민 6명이 발생한 사고에 대해 의정부시가 귀책 사유 공방을 피할 수 없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재민 이옥자(79) 할머니가 김동근 시장에게 쓴 편지에서 "골목에 하수구 없어서 땅 밑이 물길 돼 축대가 무너진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관련된 증거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 의정부시 고산동 뺏벌마을 이재민 이옥자 할머니가 우수로 없는 골목길의 실정을 지적하고 있다. [김칠호 기자]

 

9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이번 수해로 축대가 무너진 윗집 피해액은 3650만 원으로 산정해서 재난지원금 1150만 원을 지급한다. 무너진 축대의 잔해가 안방 벽까지 밀려온 아랫집은 피해액이 4350만 원으로 산정됨에 따라 재난지원금 1400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피해액의 3분의 1 정도인 재난지원금으로는 피해자들이 자력으로 복구 공사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고 직후 윗집에서 화재보험으로 처리해서 아랫집까지 수리해주려고 했으나 그렇게 안 된다고 해서 속수무책이다.

 

이런 사정에 아랑곳없이 의정부시는 수해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무너진 축대는 주택에 속하는 것으로 봐야 하고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알아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윗집 주인 이 할머니가 올봄 골목에 우수관 설치를 요청했으나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묵살된 것으로 드러나 사정이 달라지고 있다.

 

의정부시 하수과에 이 할머니가 구두로 요구한 민원을 접수하거나 처리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하수과는 이번 수해 구역을 포함한 뺏벌마을 전체에 자체 예산 3억5000만 원과 국비 5억 원 등 8억5000만 원을 들여 분리식 하수관을 설치하기 위해 실시설계까지 완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착공 시기를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의부시가 뺏벌마을에 우수관이 없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있던 것이어서 이번 수해 발생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이는 이 할머니가 "이번 사고는 예견된 것이다. 2년 전에도 땅이 갈라져서 늙은 우리 언니가 빵구난 골목을 시멘트로 때우고 했다"고 주장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또 이 할머니가 3년 전 폭우 당시 벽체에 큰 틈이 생기는 이상징후를 시청에 신고한 사실이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민안전과 관계자는 "2022년 8월에 민원인의 신고에 따라 해당 동사무소에서 안전점검을 실시했고 필요한 조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할머니는 "그때 안전 점검에서 축대에 금이 간 것을 발견한 시청의 지시로 2500만 원을 들여 축대 보강공사를 했다는데 이번 비에 무너진 것"이면서 "우수통 없는 골목길에 쏟아진 빗물이 고스란히 땅속으로 스며들어 지반이 약해져서 이런 사고가 또다시 발생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KPI뉴스 / 김칠호 기자 seven5@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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