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을 100원으로, 판결 오류…최태원 "SK 명예회복 위해 상고"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4-06-17 14:25:07

"대한텔레콤 주당 가치 1000원을 100원으로 계산"
"SK 성장기여도 산정·재산분할까지 잘못 판결"
최태원, "심려 끼쳐 사과…사법부 판단 존중하나 상고"
SK그룹 총반격…"비자금 의혹 해명은 회사 차원 숙제"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노소영 아트센터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의 치명적 오류를 지적하며 총 반격에 나섰다.

1조3808억원 재산분할 판정의 근거였던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 산정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1000원을 100원으로 잘못 계산하는 오류'를 범했다며 대법원 상고를 통해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입장이다.

6공 비자금 유입설은 전면 부정했다. SK그룹은 이번 이혼 재판이 그룹의 성장 역사와 가치까지 크게 훼손해 앞으로는 최 회장 개인이 아닌 그룹 차원의 문제로 사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깜짝 참석해 최근 재판 현안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SK 제공]

 

최태원 SK 회장은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열린 재판 현안 관련 기자회견에 깜짝 참석해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하고 "개인적인 일로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사법부의 판단은 존중돼야 하지만 상고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상고 이유로 항소심 재판부의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 정정과 SK그룹 성장 역사에 대한 명예와 이미지 회복을 들었다. 

 

그는 "재산분할과 관련해 객관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는데 이는 주식이 재산분할 대상이 되는지, 얼마나 되는지를 측정하는 전제에서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SK의 성장 배경에 불법 비자금이 존재했다는 판결이 있는데 이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고 그로 인해 SK그룹 구성원의 명예와 이미지도 크게 실추됐다"고 비판했다.

최 회장은 논란이 되는 SK 지배 구조 위기에 대해서는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라며 "어떤 경우에도 막을 역량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과 관계없이 맡은 바 소명인 경영 활동을 충실히 잘해서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17일 기자회견에서 항소심 판결 오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 제공]

 

오류는 SK 지배구조의 정점이자 SK㈜의 모태기업인 대한텔레콤 주식 가치 산정에서 발생했다.최 회장은 최종현 선대회장으로부터 약 2억8000만 원을 증여받아 1994년 11월 대한텔레콤(현 SK C&C) 주식 70만주를 주당 400원에 매수했다.

 

SK측은 최 회장이 취득한 대한텔레콤 주식 가액이 1000원인데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100원으로 잘못 산정해 노 관장의 내조 기여가 극도로 과다 계산됐다고 주장한다.

 

최 회장 측 법률 대리인인 이동근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항소심 재판부가 해당 오류에 근거해 SK㈜ 주식을 부부공동재산으로 판단했고 이를 바탕으로 재산 분할 비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최 선대회장 별세 직전인 '1998년 5월 100원이던 대한텔레콤 주식이 2009년 11월 SK C&C 상장 당시 3만5650원으로 커졌다'고 보고 회사 성장에 최 선대회장이 12.5배, 최 회장이 355배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청현 회계법인 한상달 회계사는 "두 차례 액면분할을 고려하면 1998년 5월 당시 대한텔레콤 주식 가액은 주당 100원이 아니라 1000원이 맞다"며 재판부가 회계상 오류를 드러냈다고 강조했다.

대한텔레콤 주식 가액을 1000원으로 바로잡으면 SK C&C의 성장에는 최 선대회장이 125배, 최 회장이 35.5배 기여한 모양이 된다.  회장에 대한 평가 역시 '자수성가형'이 아닌 '승계상속형' 기업인으로 수정되고 SK그룹 성장에 노 관장이 크게 기여했다는 재판부의 판정도 부정된다. 노 관장과의 재산 분할 대상에 SK그룹을 포함하는 것부터 다시 논의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변호사는 "항소심 재판부는 잘못된 결과치에 근거해 최 회장이 승계상속한 부분을 과소 평가하고 최 회장을 사실상 창업을 한 '자수성가형 사업가'로 단정했다"며 "치명적 오류를 정정한 후 결론을 다시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판부의 결론은 예측 못하지만 계산 오류가 인정돼 SK가 최 회장 고유재산으로 인정되면 1심과 같은 결과를 내고 항소심 논리를 유지해도 분할 비율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 SK 입장을 설명하는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SK 제공]

 

SK그룹은 이날 '6공 비자금 유입설'에 대해서는 "세부 내용 없이 단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반드시 바로잡아 회사의 명예를 다시 살리고 구성원의 자부심을 회복하겠다"고 반박했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 위원장은 "SK에는 15만 구성원과 투자자들이 있고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해 해명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젠 최 회장 개인의 문제를 넘어 SK 회사 차원의 숙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1995년 비자금 조사때도 300억 원은 거론되지 않았던 사안이고 2013년 SK에 어음을 요구했다는 내용도 조사해 볼 일"이라며 "재판부의 후속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국이동통신 인수에 대해서도 "다른 입찰자들이 평균 18만7400원을 써낸 것과 달리 SK는 주당 33만5000원으로 응찰해 정당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4271억 원에 주식을 인수해 '승자의 저주'까지 우려됐는데 이 부분이 특혜로 오인되는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최 회장측은 항소심 판결에서 발견된 여러 오류들을 종합해 이번 주중 대법원 상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상고장 제출 기한은 오는 21일이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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