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로봇 개발 규제하자"
윤흥식
| 2018-08-28 13:43:58
미국 등은 "규제는 시기상조"라며 미온적
인간의 통제 없이 목표물을 선택, 공격하는 미래의 첨단 무기 '킬러 로봇'의 개념을 정의하고, 개발 및 배치에 제동을 걸기 위한 유엔 전문가 회의가 2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70개국 이상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됐다.
이날부터 일주일 동안 열리는 이번 전문가 회의는 가공할 자동 살상무기의 사용 규제방안을 마련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엔에 따르면 컴퓨터에 의해 제어되는 완전자동 무기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킬러 로봇'의 정의를 포함한 여러 논의 역시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은 아직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킬러 로봇의 규제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킬러 로봇 규제에 찬성하는 활동가 단체들은 각국의 정부와 군이 아예 그런 시스템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킬러 로봇 개발에 제동을 걸지 않을 경우 매우 참혹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국제사면위원회)은 전문가회의 개막에 즈음해 회의 참가국들에 대해 킬러 로봇의 개발을 금지하는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촉구했다.
이 위원회 소속 인공지능 전문가 라샤 압둘 라힘 박사는 "킬러 로봇은 이미 과학소설에나 등장하는 소재가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라며 국제법이 기술의 발전을 따라잡지 못하는 현실에 대해 경각심을 가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가 구속력 있는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으리라고 보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참가국이 만장일치로 킬러 로봇의 규제방안에 대해 합의하지 않는 한 이를 실행에 옮길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군사 강대국 중 한 나라라도 이견을 보일 경우 합의에 의한 킬러 로봇 규제는 언제라도 수포로 돌아갈 위험을 안고 있다.
이번 전문가 회의의 의장을 맡고 있는 아만디프 길 전 유엔 군축회의 인도 대사는 그럼에도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27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를 통해 자동 살상 무기의 개발과 배치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고 있으며, 그것만 해도 결코 작지 않은 성과로 평가할만 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최소 381개의 부분 자율 살상무기와 군사로봇시스템이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러시아, 영국을 비롯한 12개국에 배치돼 있거나 개발 중이라고 이달 중순 보도한 바 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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