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 감독의 '멜로가 체질'이 보여줄 예측불허 후반전 [종합]
김현민
| 2019-09-06 15:55:59
이병헌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 '멜로가 체질'이 예측불허 후반전을 예고했다.
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스탠포드호텔코리아에서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이병헌 감독을 비롯해 배우 천우희, 전여빈, 한지은, 안재홍, 공명이 참석했고 진행은 송민교 JTBC 아나운서가 맡았다.
지난 달 9일 방송을 시작한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코믹 드라마다. 영화 '스물', '극한직업'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드라마 데뷔작이다.
지난 1일 마지막 촬영을 마쳤고 다음날 종방연도 했다. 촬영 마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배우, 감독 모두 공통적으로 "행복했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한지은은 "정이 정말 많이 든 것 같다. 또래분들이랑 잘 지내고 감독님, 스태프분들과 즐거운 일이 많았다. 그래서 마음을 떠나보내는 심정이 아직 남아있다. 아직은 실감이 났다 안 났다 한다. 댓글에 '인생작', '띵작'이라는 말을 많이 해주시는데 저한테도 '띵작'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지은의 말에 공감한다는 전여빈은 "'멜로가 체질'은 저에게 많은 사랑을 줬다. 저도 많은 애정을 갖고 임했다. 서로가 그런 마음을 주고받았던 것 같다. 많은 감정을 배웠다"고 덧붙였다.
천우희는 "5개월이 그렇게 길다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즐겁고 편안하게 임했다. 제가 중심을 잘 잡아야겠다는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오히려 도움을 많이 받았다. 좋은 감독, 배우, 대본이 있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한 계단 성장했다는 생각이 든다. 진주라는 캐릭터를 만나서 지금까지의 캐릭터 중 가장 자유로웠고 즐겁고 고민없이 연기해서 제 자신을 조금이나마 깬 것 같다. 감사하고 행복했다"고 전했다.
연출, 극본을 맡은 이병헌 감독은 마지막 촬영을 두고 "개인적으로도 신선하고 재미있는 엔딩"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분위기가 좋고 즐거웠기 때문에 엔딩이 신선하고 행복했다. 시청률이 이런데 좋아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하다. 제가 대본을 써놓고 봐도 대사량이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배우들이 감정을 끊지 않고 다 해줬다. 그 감격의 순간을 느낀 5개월이었다"고 말했다.
'멜로가 체질'은 8회까지 방영해 반환점을 돈 시점에서 1%대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다소 저조하다. 이병헌 감독은 조심스럽게 분석을 내놨다.
그는 "나이 어린 사람들과 ('멜로가 체질'을) 봤는데 이해를 못해서 자꾸 질문을 하더라. 어떻게 보면 표현력이 부족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겐 1%가 뜨겁고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그 수치를 가지고도 이상하게 분위기가 좋다. 글과 연출을 같이 하는 게 모험이었는데 그 결과는 너덜너덜해진 것이었다"며 고충이 있었음을 털어놨다.
이번 드라마를 오랜 기간 준비했다는 이병헌 감독은 "(드라마 관련) 메모를 시작한 지 수 년이 넘었고 대본 작업한 지 2년이 넘었다. 제가 느낀 건 이 친구들(드라마 캐릭터)이 부럽다는 거다. 한집살이는 이상적이다. 그러면서 현실적인 친구들의 수다, 그런 것들이 많은 시간을 채워주고 그 집을 벗어나 사회생활을 할 때 힘이 돼 주는 관계가 부러웠다. 조금은 판타지적인 지점이 있을 수 있다. 거기서 공감대를 커지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공을 많이 들였다. 대사를 써놓고 수 년 후에 들춰본 대사도 있다. 그런 대사를 주고받는 것을 보면 부러움과 공감을 느꼈다"고 이번 드라마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여줬다.
이병헌 감독은 올해 초 영화 '극한직업'으로 누적관객 1600만을 기록해 쾌재를 부른 반면 이번 드라마를 통해 1% 시청률이라는 쓴 맛을 보고 있다. 그는 "1600부터 1까지 다 해봤다. 반성도 하고 있고 겸허히 받아들이며 생각을 정리하고 있다. 우리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고 기획한 건 당연히 아니다. 그럼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 했다. 포털에서 시청률을 확인하고 오타인 줄 알고 핸드폰을 흔들어봤다. 그만큼 부담과 압박이 나한테도 있었다. 겸손해지는 시간도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초 어마어마한 수치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나 자신도 모르는 흔들림, 불손함을 잠재울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개인적으로 조금 혼란스럽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대중이 좋아하는 것의 간극을 어떻게 좁힐지. 아직도 공부 중"이라고 고민을 얘기하기도 했다.
전여빈은 자신이 맡은 이은정 역에 대한 공감을 표했다. 그는 "저는 은정이가 연기톤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은정이라는 사람이 이상해보이면 어떡하지'하는 생각이 아예 없었다. 촬영 중에 스태프가 '은정이만 연기톤이 다르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다. 각자의 우물은 스스로 잘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캐릭터가 잘 수긍가서 그랬던 것 같다"고 밝혔다.
관전 꿀팁을 묻는 말에 한지은은 "대본에서 재미있었던 포인트는 다음에 A라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면 항상 B나 C가 나왔다는 거다. 15부까지 읽으면서도 어떻게 될지 예상을 할 수 없었다. 예측불허가 많다.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런 긴장감을 가지고 보면 정말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명은 "또 하나의 '꿀팁'은 재방송을 보면 더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을 거다. 저희 부모님은 항상 재방송을 보더라. 되새기면서 공감하고 이해하더라. 그렇게 하면 저희 드라마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병헌 감독과 '극한직업', '멜로가 체질'로 연이어 작업한 공명은 이병헌 감독에 관해 "항상 현장에서 재미난 아이디어를 줬던 것 같다. 이번에는 감독님을 현장에서 잘 만날 수 없었다. 감독님이 글을 써야 해서 잘 못 봤던 것 같은데 그런 점 빼고는 다 좋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서 이병헌 감독님을 더 사랑하게 됐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병헌 감독은 "진주(천우희 분), 범수(안재홍 분)가 선발투수였다. 6이닝 정도는 무실점이었고 중간 계투가 한주(한지은 분), 마무리 투수가 은정(전여빈 분)이라고 생각했다. 은정이는 홍대(한준우 분)라는 환상의 사람과 정리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지 봐달라. 저는 편집하면서 많이 울었다. 로맨스와 눈물이 있다. 예측하지 못한 결과, 재미가 있다"고 짚었다.
안재홍은 멜로가 체질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농담이다. 기사 제목으로 쓸 것 같아서"라며 수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개인적으로 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다. 대본부터 상황설정을 잘해줬는데 이를 최대한 담백하게 표현해서 여운을 남기고 싶었다고 생각했다"고 연기를 하며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병헌 감독은 남은 8회분을 기대해주기를 당부하며 "저희한테는 아직 여덟 개의 회차가 남았다. 보여줄 게 많이 남았다. 인물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KPI뉴스 / 김현민 기자 khm@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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