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동관 탄핵안 하루만에 철회…이달 30일 재추진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3-11-10 14:23:21

野 "탄핵 추진 흔들림 없어…정치적 공세 멈춰야"
與 "野-사무처 짬짜미…모든 법적 조치 강구할 것"
李 "숫자 우위 앞세워 민주주의 무력화…신종 테러"

더불어민주당이 10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 하루 만에 철회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가 끝나기 전인 이달 30일 탄핵안을 재발의하기로 했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당은 전날 저희가 제출했던 탄핵안 철회서를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탄핵안 관련 입장 표명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전날 이 위원장과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이르면 이날 표결 처리할 계획이었다. 

 

이들 탄핵안은 '본회의 보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하는데 국민의힘이 돌연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포기하고 본회의가 산회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당일 열린 본회의에 탄핵안이 보고됐지만 국회 사무처는 탄핵안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철회가 가능하고 '일사부재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박 수석은 이에 대해 "의안과 등 국회 사무처에서는 일사부재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며 "홍익표 원내대표가 이야기했던 대로 이달 30일, 오는 12월1일 국회가 연이어 붙어있는 본회의를 시기로 해서 탄핵 추진을 흔들림없이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원석 검찰총장이 (검사를) 일벌백계하고 검찰 투명성 신뢰도 재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이정섭 차장을 편드는 모습을 보여줘서 유감스럽다"며 "국민의힘도 오늘 저희가 탄핵안을 철회함으로써 그동안 이 절차를 둘러싼 자의적 해석을 통해 혼란을 야기했던 정치적 공세를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달 말 열리는 본회의는 예산안 처리를 위해 잡혔다고 국민의힘이 반발한 것에 대해서는 "예산안을 법정 시한 내 처리하자는 홍익표 원내대표 방침이 바뀌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달 30일 본회의에 추진되는 탄핵안에 대해서 "기본은 같다"면서도 "새로운 사안이 발견되거나 생긴다면 당연히 추가된다"고 설명했다.

 

검사들에 대한 탄핵안 재추진 이견 여부에 대해서도 "탄핵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뒤에 제출했기 때문에 없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안건 보고 자체도 의제에 오른 것으로 봐야 한다며 본회의 동의 없는 탄핵안 철회는 불법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국민의힘은 국회의장 영향력 아래 있을 수밖에 없는 국회 사무처가 공정한 법 해석 대신 민주당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며 사무처가 편향성을 계속 드러낸다면 가용한 모든 조처를 하겠다고 압박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쟁에 눈이 먼 민주당이 탄핵소추권을 악용해 전국에 혼란을 초래하고 국가 업무를 마비시키는 것을 묵과할 수 없어 필리버스터를 포기했다"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정치 파탄, 민생 파탄을 부르는 탄핵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에게 "국회 사무처와 (민주당이) 짬짜미가 돼 국회법을 불법 부당하게 해석하고 국회법 근간이 되는 일사부재의 원칙을 훼손하려는 시도에 대해 좌시하지 않겠다"며 "우리 당 입장에서는 (국회 의사국이) 편향됐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꼼수 철회를 시도하고 있다"며 "납득할 수 없는 처사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 원내대변인은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되는 순간 일정한 법적 효력이 발생하고 그 자체로 의제가 되는 것"이라며 "이를 철회하려면 국회법에 따라 본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탄핵소추안은 72시간 내에 표결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폐기되고 부결과 같은 효력이 발생한다"며 "의제도 되지 않았는데 자동폐기가 된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궤변이냐"고 비판했다.

 

이동관 방통위원장은 민주당이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를 강행하려는 것과 관련해 "숫자의 우위를 앞세워서 민주주의 제도를 부인하거나 무력화하는 것"이라면서 "최근 정치학자들은 그것을 바로 신종 테러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탄핵 사태에 대해 한 말씀을 보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미국의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도 거론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극단적 주장에 일부 대중이 열광하며 동조한 현상을 의미한다.

 

그는 "과거의 테러가 폭력을 동원한 것이라면 이것이 바로 이른바 트럼피즘"이라며 "트럼프를 둘러싼, 미국 정치에서도 상당 부분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중심제를 설계한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제일 걱정했던 것이 '다수의 폭정'"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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