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상철 "사모펀드 시내버스, 서울시가 인수해야"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 2025-09-23 16:41:40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대중교통 문제 전문가
"사모펀드의 버스 회사 인수, 대부분 준공영제 지역"
"준공영제 사실상 실패, 사모펀드 진입 통해 확인돼"
"이제는 준공영제에 갇히지 말고 새 체계 고민해야"

서울 시내버스 7384대 중 1027대(14%)는 사모펀드에서 인수한 회사 소속인 것으로 지난해 8월 발간된 국회입법조사처 자료에 나타났다. 

 

사모펀드들의 전국 버스 회사 인수는 2020년쯤부터 본격화됐다. 인수 후 지나친 고배당 등으로 논란이 일었다. 당기순이익이 적자인데도 배당을 한 사례도 있다.

서울시가 버스 준공영제를 유지하기 위해 버스운송사업자에게 지급한 연간손실지원금은 △2020년 1705억 원 2021년 4561억 원 2022년 8114억 원 2023년 8915억 원으로 해마다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정점이던 2022, 2023년만 놓고 봐도 규모와 증가세가 만만찮다.


지난 3일 공공교통네트워크를 비롯한 시민사회 단체가 참여한 '사모펀드 시내버스 서울시 인수 시민운동본부'가 출범했다. KPI뉴스는 대중교통 문제 전문가인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을 만나 사모펀드 시내버스와 버스 준공영제 문제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는 22일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에서 KPI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ㅡ서울시의 사모펀드 시내버스 인수를 주장했다.

"서울 시내버스 업체 63개 중 7개가 사모펀드 소유다. 장기적으로 민영 방식에서 벗어나 공영제 성격을 강화해야 하는데, 일시에 전부 전환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우선 그간 문제가 많았고 가시적으로 시장에 등장한 사모펀드 버스 업체를 서울시에서 인수해 공영제로 운영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서울시는 '매입 비용이 많이 든다', '공영제는 민영제보다 돈이 많이 든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2012년 서울시가 버스 준공영제 조사를 했을 때, 공영제로 전환하면 운영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10년 정도면 초기 비용을 상각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적이 있다."

ㅡ사모펀드에서 버스 업체를 매물로 내놓았나.

"사모펀드는 시장에 진입할 때 재무적 투자자를 모집한다. 그때 투자 의향서에 투자 기간을 명시하는데 보통 3~5년이다. 그 기간이 지나면 엑시트(exit, 투자금 회수)를 시도한다.

문제의 엑시트 시점이 순차적으로 도래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 사모펀드에 매각을 시도했으나 엑시트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현재 사모펀드 소유 업체 2개가 시장에 나와 있다. 서울시에서 능동적으로 사모펀드의 엑시트 대상 노선 상황을 확인하고 협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ㅡ사모펀드 시내버스 문제는 버스 준공영제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어 보인다.

"사모펀드가 버스 회사를 인수한 곳은 서울, 대전, 인천, 제주 등 대부분 준공영제 시행 지역이다. 여기서 준공영제가 민간 업체에 대한 기존의 보조금 제도와 다르다는 점이 중요하다.

적자를 보전해주는 기존 제도와 달리 준공영제는 회사의 금융 비용, 임직원에게 들어가는 비용 같은 운영 비용까지 보전해준다. 그에 더해 연 4~6% 정도의 이익률을 보장한다. 그래서 난 준공영제를 운영 비용 보전 민영제라고 부른다.

사모펀드로선 한탕 크게 할 수 있는 투기적 요소가 다른 산업보다 많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자본 운영이 가능한 영역인 셈이다. 사학연금 같은 연금 쪽에서 재무적 투자자로 들어온 경우가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 [이상훈 선임기자]

 

ㅡ준공영제를 민영제의 한 유형으로 분류했는데, 준공영제에서 버스 노선 조정 문제 등은 지자체가 감독하지 않나.

"운영 형태는 자산을 누가 소유하고 있느냐를 가지고 구분할 수 있다. 버스 사업의 3가지 핵심 자산은 노선권, 버스, 고용된 사람인데 모두 개별 회사가 실질적 권한을 갖고 있다.

준공영제 지자체에서 노선 변경 등에 강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얘기하지만, 실제로 강제권이 작동한 경우는 거의 없다. 비용 보전을 토대로 한 협의가 이뤄질 뿐이다. 노선권이 사실상 민간에 있는데도 제도 명칭에 '공영'을 넣어 준공영제로 부르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

제대로 된 페널티가 없는 것과 무관치 않은 현상이다. 버스 사업자가 준공영제 보조금에서 임금을 착복한 게 드러나도 사업 면허 취소를 못하는 게 현실이다. 대안 없이 면허를 취소하면 그 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수동적인 태도를 취한다.

공영제라는 대안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도 이것이다. 잘못을 저지른 민간 업체에 대한 행정 처분의 실효성을 확보하려면 일부 노선만이라도 공영제로 운영해야 한다."

ㅡ2004년 국내 최초로 서울에 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된 후 21년이 지났다. 준공영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준공영제가 과연 20년 넘게 끌고 올 필요가 있을 만큼 효과적인 제도일까. 그렇지는 않다. 준공영제 실시 후 버스 서비스가 개선된 것은 맞지만 그것을 위해 연 8000억 원 넘게 지급해야 한다는 건 대가가 너무 비싸다고 볼 수밖에 없다.

난 준공영제 체계 21년의 사실상 실패가 사모펀드에서 이 제도에 진입한 것을 통해 확인됐다고 생각한다. '버스 업체들이 별로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식으로 사업자들이 그간 해온 이야기가 사실이 아님이 그것을 통해 확인됐다.

이제는 준공영제에 갇히지 말고 새롭게 논의해야 하는데 서울시에서도, 서울시의회에서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1년에 8000억 원 넘게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새 체계를 고민해야 한다."

 

KPI뉴스 / 김덕련 역사전문기자 kd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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