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의 역습…"여직원 멘토링 사절!"

윤흥식

| 2019-01-28 13:42:41

남성 관리자들, 직급 낮은 여성 1대1 조언 기피
의도치 않게 여성 직원들 리더십 키울 기회 박탈

남성 관리자들이 '미투'에 대한 우려 때문에 여성 직원들에 대한 멘토링(일대일 상담이나 조언)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즈(NYT)는 27일(현지시간) '#미투의 다른 면'이라는 기사에서 "지난 2017년 가을부터 시작된 미투 운동의 영향으로 남성 관리자들이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여성들에 대해 멘토링을 하는 것은 물론 함께 일을 하는 것조차 꺼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불러일으킨다는 보도가 나왔다. [뉴시스]


NYT에 따르면 지난 15개월간 이어진 미투 바람 속에서 미국내 정계, 언론계. 스포츠계, 연예계 인사 200명 이상이 축출됐다. 그들이 물러난 자리 중 반 가까이가 여성으로 채워졌다.

이처럼 미투 바람이 거세지자 미국 기업들은 직장 내 성희롱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남성 관리자들과 여성 직원간 접촉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여성들이 소중한 멘토링 기회를 잃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회사 임원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요즘에는 젊은 여성 동료와 일대일로 시간을 보내기에 앞서 반드시 다시 한번 생각한다"고 털어놓았다.

세계여성지도자위원회(CWWL)의 로라 리스우드 사무총장은  "기본적으로 '미투'는 남자들에게 리스크 관리의 문제가 됐다"고 진단했다.

미투로 인한 남성들의 몸사리기는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불러오고 있다.

 

지난해 2월 온라인 조사업체 '린 인'과 '서베이 몽키'가 미국내 직장인 9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 관리자의 절반 가까이가 여성과 업무를 함께 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 관리자 여섯명 중 한명은 여성을 멘토링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컨설팅 회사 머서에서 여성 리더십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패트 밀리건은 "많은 남성 관리자들이 여성 멘티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것을 피하려 한다"고 밝혔다.

 

또 여성과 남성 직원을 일대일로 업무에 배치하는 것도 꺼린다고 덧붙였다.

멀리건은 "직장 내 멘토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남성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여성들은 멘토링 기회를 잃게 되는 셈"이라며 "이를 방치할 경우 수십년의 퇴보가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전부터 지속돼온 잘못된 관행이 미투를 계기로 심화됐을 뿐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제학자 실비아 앤 휴렛의 연구에 따르면 남성 경영진의 3분의 2는 미투 운동 이전에도 오해받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신보다 낮은 직위의 여성과 일대일 회의를 갖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같은 경우 부인이 아닌 여자와는 절대로 단둘이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펜스 법칙'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직장내 성 평등문제를 연구하는 '피메일 쿼션트'의 셀리 잘리스는 "여성들과 남성들은 직장에서 안전한게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무엇인지를 새롭게 정하는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남성들이 더 여성들을 회피할 것이며 고위직에 여성이 오르기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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