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성훈 스튜디오랩 대표 "CES 최고혁신상 동력은 소상공인 응원"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6-01-20 15:11:05
3년 연속 CES 혁신상 수상…2회는 최고혁신상
AI가 상품 페이지 제작…취지는 소상공인 응원
"실패도 도전…고객 만족 위해 품질로 승부"
강성훈 스튜디오랩 대표(40)의 일상은 여느 스타트업 사장들과 다르지 않다. 각종 회의부터 영업, 마케팅, 면접까지 하루가 숨가쁘다. 머릿속은 온통 매출과 직원들 월급 생각.
그래도 '젠시'는 '합리적 가격'을 고수한다. 소상공인들을 응원하고자 만들었는데 그들에게 부담을 주면 안된다는 생각에서다.
정보 페이지 제작 플랫폼인 젠시 이용 가격은 페이지 한 건당 3000원, 촬영부터 전체 페이지 제작까지 올인원 서비스는 20만 원이다. 젠시에 상품 이미지를 등록한 후 AI(인공지능)가 상세 페이지를 제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0초, 로봇이 콘셉트 사진을 촬영하는 데도 2분이면 충분하다.
젠시에는 소상공인들에게 보내는 응원이 있다. 모든 방향성이 소상공인들의 수고와 불편을 덜어주는 데로 맞춰진다. 강 대표에게 젠시는 땀과 노력의 산물이자 수천 소상공인들에게 전하는 애정이다.
젠시는 세계 최대 정보기기 박람회인 CES에서 2회 최고혁신상을 포함, 3년 연속 혁신상도 수상했다. 행사 주최사인 CTA(미국소비자기술협회)는 "단순히 가상 세계를 보여주는 기기를 넘어 로보틱스와 XR(확장현실)을 결합해 산업 현장의 생산성을 완전히 바꿨다"며 젠시가 "공간 컴퓨팅 기술이 나아가야 할 가장 상업적이고 실용적인 정답"이라고 호평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섬유센터 1층에 위치한 '스튜디오랩 젠시 스튜디오'에서 강 대표를 만나 그의 성공과 철학, 앞으로의 구상을 들었다.
- 3년 연속 CES 혁신상을 받았는데.
"대행사를 뜻하는 '에이전시(Agency)'에서 A를 빼면 '젠시(GENCY)'다. 젠시는 사람을 대신해 촬영부터 상세페이지, 홈페이지를 쉽고 빠르게 만들어준다.
챗GPT조차 낯설었던 2023년, 패션 페이지 제작에 AI를 접목해 젠시를 출시했고 그해 말 CES 2024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다음 해에는 로보틱스로 혁신상을 받았다. 페이지를 잘 만들려면 사진이 중요한데 전문성과 비용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았다. 로봇에 AI를 결합시켜 촬영 대행 서비스를 내놓은 게 주효했다.
올해 최고혁신상 분야는 XR과 공간 컴퓨팅이었다. 로봇 촬영과 AI 커머스 콘텐츠 제작, 공간 컴퓨팅 기술을 접목해 통합 솔루션을 만들었다. 히말라야 설경이나 골프홀 이미지를 스포츠웨어 배경으로 추가하니 복합 공간이 생성되더라. AI 기술로 사람들에게 이동 경험을 만들어준 게 혁신으로 인정받았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XR'도 이겼다."
- 소상공인을 응원하는 이유는.
"스튜디오랩의 시작은 강남역 근처 3평 남짓한 무인촬영 스튜디오다. 동대문에서 의류 사업 하는 분들이 주 고객이었는데 커피를 대접하며 그들을 인터뷰했다. 사진 정리해서 밤새 쇼핑몰 페이지를 작업하고 바로 새벽 시장에 나가느라 '잠도 잘 못 잔다' 하시더라.
이분들이 잠을 잘 수 있게 해 드리면 되겠다 싶었다. 젠시는 우리 아이디어가 좋아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다. 우리가 만난 수백 명의 소상공인 고객들이 젠시를 기획해 주셨다고 생각한다."
- 창업이 쉽지 않았을텐데.
"카이스트에서 정보경영 석사를 마치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글로벌마케팅팀에서 10년가량 근무하며 스마트폰 커머스 콘텐츠 제작과 운영, 유통, 마케팅 일을 했다. 공동 창업자인 이재영 이사(COO)는 갤럭시 상품 기획과 빅스비 프로덕트 매니저(PM)였다.
창업은 삼성 재직 때부터 준비했다. 좀 더 큰 일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퇴근 후 작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했다. 무인 스튜디오 창업도 그때 했다.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을 거쳤는데 팀원 5명 중 둘만 퇴사했다. 삼성벤처투자 투자금과 우리 퇴직금을 합해 회사를 차렸다.
처음엔 라면 먹으면서 일했다. 다행히 투자가 이어졌다. 삼성벤처투자, 스프링캠프, SBI 인베스트먼트, 네이버 D2SF, 디캠프, 서울경제진흥원에서 약 42억 원을 유치했다."
- 얼마나 성장했는지.
"스튜디오랩은 2021년 6월에 설립했다. 처음엔 둘이었지만 지금은 직원이 25명이다. 15명 정도가 AI와 로보틱스를 전공한 개발자들이다. 개발은 이 이사가, 영업과 마케팅은 대표가 총괄한다. 올해는 직원 수를 3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2024년 매출이 약 5억 원, 작년 매출은 2배 성장한 것 같다. CES 혁신상 수상 후 기업 고객이 많이 늘었다. LF, 신성통상과 같은 패션 기업부터 삼성전자, SK텔레콤, 현대백화점, 코레일, CJ E&M 등 다수 대기업들이 우리 솔루션을 사용한다.
지난해부터는 해외 매출도 발생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12월 한달간 수천만 원을 결제했다. 이를 발판삼아 올해는 해외 시장 개척에 더 힘을 쏟으려 한다."
- 특별한 회사 경영 원칙이 있나.
"대기업 못지않게 스타트업은 장점이 많다. 일단 빠르다. 대기업은 준비 작업에 많은 시간을 쏟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실패도 도전이고 고객사를 설득할 명분이 된다.
많이 실패하더라도 현실적인 서비스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회사를 경영한다. 고민만 하기보다 민첩하게 도전하는 걸 우선으로 삼고 있다."
- 앞으로의 구상과 바라는 바는.
"지난해 12월 젠시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회사 가치는 100억 원이 넘는다. 그렇지만 지금 의미 있는 얘기는 아니라고 본다. 내년 매출을 몇 배로 늘리느냐가 더 중요하다. 잘 팔고자 노력하면 회사 가치는 올라갈 것이다.
패션을 포함해 AI 활용 시장이 더 커질 것 같다. 인건비가 비싼 해외는 더 빨리 성장할 것이다. 회사가 작아 스스로 동기 부여하고 성장해야 한다. 앞으로도 역량 있는 멤버들과 순발력 있게 대응하려 한다. 승부는 퀄리티로 낸다. 우리의 목표는 고객들의 '만족'이다.
정부가 펀드, 투자, R&D(연구개발) 과제를 늘린다 하여 기대가 크다. 그러나 대기업만 밀어주면 의미가 없다. 규모가 작아도 잘하는 분야가 있는 스타트업을 지원해야 한다. 우리 같은 스타트업을 잘 발굴해서 도와주면 좋겠다."
KPI뉴스 /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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