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박대조 양산시장 예비후보 자서전은 소설"…대필 교수 작심 폭로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 2026-02-26 15:36:43
대필 교수-박 후보 절연 이후 '출판 계획 취소' 약속 파기
원고 초안, 출판사 넘겨진 뒤 또다른 대필…법적 싸움으로
"박대조 자서전은 한마디로 (내가) 꾸며낸 소설입니다. 출판 취소를 결정한 책이 버젓이 이렇게 출간된 사실 자체가 너무 경악스럽습니다."
박대조(52·전 양산시의원) 더불어민주당 경남 양산시장 예비후보의 자서전이 상당 부분 각색됐다는 주장이 제기돼, 저작권 침해 논란을 둘러싼 파문이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관련 기사 2026년 2월 23일 '박대조 예비후보, 자서전 저작권 논란에 도덕성 휘청')
문제의 자서전 준비 단계에 참여한 대학교수는 자신이 기획·인터뷰·집필해 완성한 초안이 별도의 계약 체결 없이 수정·편집돼 출간됐다며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착수, 진흙탕 싸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 예비후보의 자서전 대필 작업에 참여한 A 대학교수는 지난 22일 박대조 예비후보의 출간기념회 개최 이후 취재진과 만나, "자서전에 서술된 개인사와 관련된 상당 부분이 자신이 만들어낸 '픽션'(허구)"이라고 폭로했다.
그는 자서전 준비 과정에 참여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박 예비후보의 인생 스토리를 극적으로 만들어보자는 판단에서 상상력으로 구상한 초안이 완성본 자서전에 포함된 사실을 확인하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선거를 겨냥한 정치인의 자서전은 으레 편집 성격상 일부 사실이 과대 포장되기 일쑤이지만, 박 예비후보의 자서전 'AI시대-양산의 대전환'은 일부 내용의 경우 대필 작가의 상상력으로 조작됐다는 얘기다.
박 예비후보가 출판기념회 때 내놓은 자서전은 171페이지 분량에 자신의 인생 스토리와 함께 양산의 미래 비전을 담고 있다. 책은 박 예비후보의 가족사와 정치 입문 과정, 시대적 전환기의 생존전략 등 4개 파트로 구분돼 있다.
대필 작가로 참여한 A 대학교수가 특히 콕 집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가족사와 관련된 내용이다. 이 대목에 박 예비후보가 (2중 대필 부분) 빠져나가지 못하는 함정이 숨어있다는 것이다.
2부 생존의 가족사 파트에는 박 후보의 친가와 외가 조부의 강제징용을 둘러싼 얘기가 나온다. 책에는 '친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 모두 그 악명 높은 군함도로 끌려가 강제노역을 했던 분들'이라고 서술돼 있다. 이에 반해 A 교수가 당초 출판사에 넘긴 원고 초안에는 친할아버지만 강제 노역을 한 것으로 묘사돼 있다.
그렇다면, 이 대목이 왜 문제일까. A 대학교수는 "(가족사 관련 시대별 연표를 미리 받은 뒤) 박 예비후보와 심층 인터뷰를 할 당시, '친가·외가 할아버지 두 분이 일본에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좀 꾸미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좀 알아서 잘 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픽션으로 섞어놓은 부분이 '군함도' 강제 징용 얘기다. 이런 식의 얘기는 책 전반에 걸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실 왜곡과 관련, "나중에 책 편집 과정에서 저자(박대조)와 상의해 치밀하게 내용을 수정하려고 분량을 맞춰 넣어놨었는데, 출간된 책에는 황당하게 외할아버지마저 '군함도'에서 강제 노역을 한 것으로 돼 있다"면서 "이는 또 다른 대필작가가 초안 대부분을 그대로 끌어쓰면서 2중으로 사실을 왜곡한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부산의 한 사립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A 교수가 이처럼 폭로전에 나선 것은 지난해 박대조 예비후보의 자서전 대필작가로 참여했다가 갑자기 배제된 데 대한 배신감 때문으로 보인다.
A 교수와 박대조 예비후보의 첫 만남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당선된 직후, B 전 경남도의원의 소개로 이뤄졌다. 평소 이재명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해 오던 박 예비후보(제6대 양산시의원)는 이맘때부터 올해 양산시장 선거를 염두에 두고 대학 특임 또는 연구교수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활발한 행보를 보여왔다.
박대조 예비후보의 자서전 출간 준비 또한 그즈음부터 시작됐는데, A 대학교수는 같은 해(2025년) 8월 12일 양산시내 박 예비후보의 임시 거처에서 심층 인터뷰를 밤 늦도록 진행했다. 이렇게 집필된 원고 초안은 9월 말께 창원의 한 출판사에 넘겨졌다. SNS 단톡방을 만들어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던 이들의 관계는 자서전 원고가 출판사에 전달된 이후 급속도로 나빠진다. 그 이유에 대해 A 교수는 "여러 약속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 이후 책 출간은 없던 일로 정리됐다. 하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박대조 저자' 명의로 된 자서전은 올해 2월 출판기념회에 맞춰 출간됐다. 해당 출판사의 주무 팀장은 A 교수에 지난해 11월에 이어 이달 초에도 '(해당) 자서전 출판 취소를 결정했다'는 취지로 답변했으나, 결국 거짓으로 판명됐다.
취재진이 A 교수가 출판에 넘긴 원고 초안(203페이지 분량)과 자서전 책자 내용(171페이지)을 대조해 본 결과, AI(인공지능) 관련 내용과 무관한 1~3부(전체 4부)에서 거의 흡사했다. AI표절 검사기로 봤더니, 개인사와 관련된 소제목 부분 문장은 '사실상 100%'로 파악되기도 했다.
A 대학교수에 대한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박 예비후보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전화와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자서전 출판사 또한 출간 경위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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