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해도 물 줄줄' 아이오닉6…현대차 "누수는 자연스런 현상"
서창완
seogiza@kpinews.kr | 2024-07-22 15:34:38
누수신고건수 기준 불량률 0.9%…"결코 낮은 불량률 아냐"
서비스센터는 '미봉책'이라는데 현대차는 "제조결함 아냐"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의 고질적인 누수 문제로 불편을 겪는 소비자 신고가 끊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누수 차량으로 물이 유입되는 지점에 고무 패드를 추가하는 등 조치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공식 수리를 받고도 누수가 재발한 사례가 절반에 달했다. 현대차가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PI뉴스가 22일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 올해 초부터 지난 8일까지 접수된 '자동차 결함신고내역'을 확인한 결과 아이오닉6 차량의 누수 결함신고는 총 20건이었다.
누수 결함은 아이오닉6가 시장에 출시된 뒤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다. 교통안전공단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 30일 이후 1년간 접수된 수분 유입 의심 사례는 204건에 달한다.
2022년 출시된 아이오닉6는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총 2만2600여대 팔렸다. 신고접수 건수를 기준으로 불량률을 계산하면 0.9%에 해당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판매량과 결함신고 접수를 비교하면 불량률이 결코 적은 수치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신고되지 않은 사례까지 감안하면 전체 소비자 불편은 훨씬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현대차의 공식적인 개선작업이 이뤄진 차량에서 같은 증상이 재발하는 일이 많아 불만을 키우고 있다. 올해 누수 결함신고의 절반(10건)은 이미 한 차례 수리를 거친 뒤 다시 접수한 것이다. 무려 3번이나 누수 문제로 같은 부품을 수리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1월 접수된 결함신고 2건은 "블루핸즈(현대자동차 직영 공식 서비스센터) 방문해 문의하니 '동일한 차량이 많다', '본사 리콜사항이 나오면 다시 오라'고 했다"거나 "본사 지침이 없어 수리가 불가하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땜질 처방'마저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로 보인다.
현대차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데도 '제조상의 결함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조장치를 통해 수분이 유입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이는 타사 및 타차종에서도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현대차 설명이 맞다면 다른 모델 차량에서도 비슷한 결함신고가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직전 모델인 아이오닉5는 누수 신고를 단 한 차례도 받지 않았다.
현대차가 제조 결함을 시인하려면 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관련 규정상 설계·제조상의 잘못으로 제품에 결함이 있다는 게 판명되면 무상 수리, 교환, 환불 등의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상당한 비용 지출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나 신뢰도 추락도 불가피하다.
현장에서는 아이오닉6의 누수 원인이 구조적 결함에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소비자 A씨가 지난 8일 올린 신고내역을 보면 "블루핸즈로부터 '개선품은 누수 피해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을 뿐, 완벽하게 누수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 지침이 현재로서는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적혀 있다. 애초에 결함이 설계상의 문제라는 얘기다.
결국 관건은 제작결함을 입증하는 것인데 쉽지 않다. 이를 위해 교통안전공단의 조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공단은 '안전운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결함여부 조사 착수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관련 기관과 제조사가 '안전운행' 범위를 너무 협소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본다. 이 교수는 "필터만 젖더라도 공기질 등 여러 면에서 운전자 건강 문제를 줄 수 있다"며 "차량 누수 정도도 리콜 범주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조건을 확대할 때가 됐다는 의견이 충분히 나올만 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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