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 글로벌 광폭 행보…동맹 강화하며 위기 돌파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4-06-07 17:24:58

CEO들과 연쇄 회동하며 글로벌 협력 생태계 구축
글로벌 인맥 활용해 AI·반도체·통신 동맹 강화
그룹 안팎 위기, 글로벌 네트워크로 돌파 전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 안팎의 위기 돌파 해법으로 글로벌 동맹 강화를 택했다.

두 사람이 지닌 글로벌 인맥과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 AI(인공지능)와 반도체, 통신 등 성장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 최태원 SK 회장(왼쪽)과 TSMC 웨이저자 회장이 6일 대만 TSMC 본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 6일(현지시간) 대만을 방문, 웨이저자 회장 등 TSMC 경영진들과 만났다. 양측은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포함한 AI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을 공고히 하기로 뜻을 모았다.

TSMC는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으로 SK하이닉스와는 HBM 동맹 관계에 있다. 두 회사는 HBM4(6세대 HBM) 개발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4월 기술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만남에서는 SK하이닉스의 HBM과 TSMC의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 패키징 기술을 결합하고 HBM 고객들의 각종 요청에 공동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 2021년 11월 버라이즌 본사에서 이재용 회장과 한스 베스트베리 CEO가 기념촬영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달 31일 '삼성호암상 시상식' 참석 직후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달 중순까지 미국 동부와 서부를 두루 돌며 30여 건의 미팅을 소화할 예정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이 회장은 한스 베스트베리(Hans Vestberg) 버라이즌(Verizon) CEO와 만나 AI 기술 및 서비스 차세대 통신기술 기술혁신을 통한 고객 가치 제고 안드로이드 에코시스템 확대 갤럭시 신제품 판매 확대를 위한 의견을 나눴다.

 

또 다음달 공개 예정인 갤럭시 신작 관련 공동 프로모션과 버라이즌 매장내 갤럭시 AI 체험존 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버라이즌은 글로벌 통신 사업자 중 삼성전자의 최대 거래 업체로 두 회사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 네트워크 장비에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이 지난 4월 독일 자이스(ZEISS) 본사에서 경영진과 인사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SK는 오너들의 사법리스크를 비롯, HBM 선두 다툼과 노조리스크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 

 

성전자는 이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연차 파업을 강행했고 SK는 최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의 이혼 소송에서 패하면서 그룹의 지배구조까지 위험에 처했다.

 

재계는 두 총수의 글로벌 행보가 그룹 안팎의 불신과 위기를 해소할 해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의 글로벌 인맥이 그룹 안팎의 불만과 불안을 일부 잠재울 것으로 기대한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그룹의 주요 계약이 있을 때마다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20년 삼성전자와 버라이즌이 7조9000억 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할 때도 이 회장과 베스트베리 CEO의 인연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SK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 리더로 올라서는데 최 회장의 판단과 비즈니스 네트워크가 주요 동력이 됐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달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진행한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SK그룹의 과감한 투자와 최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킹이 "AI 반도체 리더십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 젠슨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지난해 5월 실리콘밸리 서니베일 일식집에서 만났던 모습.[사와스시 페이스북]

 

두 사람의 글로벌 행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다.

 

최 회장은 AI 및 반도체 리더십을 공고히 하려면 글로벌 협력 생태계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만남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에서 피터 베닝크 ASML 회장과 만난 최 회장은 SK하이닉스와 ASML간  EUV 수소 가스 재활용 및 차세대 EUV 장비 공동 개발 협력을 끌어냈다. 지난 4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는 젠슨 황 CEO를 만나 AI 반도체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도 지난 2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를 만나 XR(혼합현실) 협력을 논의했고 4월에는 독일 자이스 본사에서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CEO와 만나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협의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피터 베닝크 ASML CEO를 만났고 미국 동부에서는 아킨 두아토 J&J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와 연쇄 회동했었다.

 

글로벌 행보에서 이들이 화두로 제시한 것은 리더십. 이 회장은 버라이존과의 미팅 후 "모두가 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잘 해내고 아무도 못하는 사업은 누구보다 먼저 해내자"며 '초격차'를 강조했고 최 회장은 TSMC와 만나 '인류에 도움되는 AI 시대 초석 마련'을 제안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위기일수록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총수들의 글로벌 행보도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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