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종찬의 빅데이터]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KPI뉴스
go@kpinews.kr | 2024-12-04 14:12:43
비상계엄 연관어, '위협' '패악질' 등 국민 공감 못해…감성비율 부정 72%
감사원장 탄핵 연관어, '삭감하다' '유감' 등…우호적이지 않은 여론
45년 만에 '계엄령'이 내려졌다. 지난 3일 밤 10시 20분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 시각에 언론사 속보를 문자로 전해 받은 시민들은 '가짜 뉴스'로 생각했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그런데 사실이었다. 윤 대통령은 방송을 통해 비상계엄의 사유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국회는 우리 정부 출범 이후 22건의 정부 관료 탄핵 소추를 발의하였으며 22대 국회 출범 이후에도 10명째 탄핵을 추진 중에 있다"며 "이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례가 없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건국 이후에 전혀 유례가 없던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판사를 겁박하고 다수의 검사를 탄핵하는 등 사법 업무를 마비시키고 행안부 장관·방통위원장·감사원장·국방장관 탄핵 시도 등으로 행정부마저 마비시키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질주를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로 제시했다.
야당의 국가 기관 탄핵으로 인한 사법 시스템 마비뿐 아니라 야당의 삭감 예산안 강행 처리로 인해 국가 행정 시스템이 중단되는 위기 사태에 대해 윤 대통령은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세력으로 규정했다.
아무리 야당의 탄핵 질주와 예산 삭감 폭거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2024년의 대한민국에서 비상계엄은 대혼란이다. 계엄령 근거는 대한민국 헌법 제77조 1항이다. 대통령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헌법 제77조 3항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영장제도, 언론 ·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군대나 경찰이 법을 집행하고 시민의 일반적인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 정부가 정보를 통제할 수 있으며 정당 활동과 정치 집회가 일시적으로 금지될 수 있다.
빅데이터는 비상계엄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썸트렌드(SomeTrend)로 확인해 보았다.
계엄이 선포된 3일 비상계엄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는 '위협', '안전', '나락떨어지다', '패악질', '잘못되다', '불편', '범죄', '풍전등화', '괴물', '체포', '불편최소화하다', '급등하다', '불법적', '무너지다', '급락', '비판하다', '폭락하다', '장애', '고가', '혼란', '비상사태', '안심하다', '위법', '정상적', '특별', '비난하다', '공황상태', '접속장애' 등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이 비장한 각오로 톤을 높인 '비상계엄'이지만 국민들은 대통령 판단에 거의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빅데이터 긍부정 감성 비율로 보더라도 긍정 25%, 부정 72%로 나왔다(그림1).
실제로 다수당인 민주당의 탄핵 시도, 예산안 강행 처리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지난 11월 29일부터 12월 3일까지 감사원장 탄핵에 대한 빅데이터 감성 연관어를 도출해 보았다.
감성 연관어는 '삭감하다', '비판하다', '피해', '유감', '필수', '우려', '폭주', '감행', '비판', '반발하다', '적폐', '의혹', '경악', '횡포', '위법', '일방적', '국기문란', '특혜의혹', '기밀유출', '부실', '논란', '우려하다', '남용', '부작용', '마음에들지않다', '업무마비', '날치기', '노골적', '경고하다' 등으로 나타났다(그림2). 이를 보더라도 감사원장 탄핵에 대한 여론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결국 종지부를 찍었다. 헌법 제77조 제5항은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회는 4일 오전 1시쯤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재석 190명, 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새벽 4시 20분쯤 대국민담화를 통해 "국회의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계엄을 선포한지 6시간 만이었다. 그동안 혼란은 막대했다. 미국 정부와 외신은 화들짝 놀랐고 외환 시장은 요동쳤다. 달러 당 원화는 1440원까지 치솟았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은 곤두박질쳤다.
윤 대통령이 원했던 비상계엄의 효과는 무엇이었을까. 생각조차 하기 싫은 엄청난 국가적 대혼란이었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아리송해진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주된 관심은 대통령 지지율과 국정 리더십이다. 한국교육개발원·국가경영전략연구원·한길리서치에서 근무하고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거친 여론조사 전문가다. 현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을 맡아 리서치뿐 아니라 빅데이터·유튜브까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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