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홀딩스의 내년도 배당을 기대하는 이유

김기성

bigpen@kpinews.kr | 2023-10-24 14:22:42

성래은 부회장, 회사 돈 빌려 증여세 납부
회사가 빌려준 돈은 손자 회사에 부동산 팔아 마련
빌린 돈 갚기 위해 줄였던 배당 늘릴 것으로 추정

의혹을 받아온 영원무역그룹의 편법 승계 문제가 결국 공정위의 조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지난주 영원무역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YMSA와 영원무역, 영원아웃도어 등에 조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공정위의 조사는 영원무역그룹의 부당 내부거래에 대한 것이지만 실질적으로 편법승계를 정조준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받아들이고 있다.

성기학 회장, 실질적 지주사 YMSA 지분 절반 이상 차녀에 증여

영원무역그룹의 지배구조는 성기학 회장의 개인회사인 ‘YMSA→영원무역홀딩스→영원무역·영원아웃도어’로 이어지는 구조다. 성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YMSA가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분 29.09%를 가지고 있고 성 회장 본인도 별도로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분 16.77%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영원무역홀딩스는 주요 사업회사인 영원무역 지분 50.52%, 영원아웃도어 지분 59.30%를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YMSA를 지배하게 되면 영원무역그룹 전체를 총괄하게 되는 구조다.

그런데 지난 3월 성 회장은 YMSA 지분 50.01%를 차녀 성래은 영원무역 부회장에게 증여했다. 여기까지는 문제될 게 없다. 패션업계에서도 이로써 딸만 3명인 성 회장이 후계구도를 확정했다고 평가하면서 영원무역그룹이 본격적인 2세 경영체제로 돌입할 것으로 기대했다.

 

▲ 영원무역그룹 성기학 회장 [뉴시스]

 

YMSA, 본사 건물 손자회사에 팔아 성래은 부회장 증여세 빌려줘

문제는 증여세에서 불거졌다. 성래은 부회장이 증여받은 YMSA의 지분은 대략 1700억 원어치이고 이에 따른 증여세는 850억 원에 달했다. 그런데 성 부회장은 증여세 대부분을 YMSA로부터 빌려서 현금으로 납부했다. 더구나 YMSA가 성 부회장에게 빌려준 돈은 대구에 있는 본사 건물을 587억 원에 팔아 마련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다가 이 건물을 매입한 곳은 영원무역이었다.

즉 성 부회장은 증여를 통해 YMSA에 최대주주로 등극하자마자 회사의 자산을 손자 회사인 영원무역 팔아 그 돈으로 증여세를 납부하면서 승계를 마무리하는 그림을 완성한 것이다. 내부거래를 통해 오너 일가의 승계 자금을 마련한 셈이다. 공정위도 이 과정에서 부당지원이 있었는지 드려다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원무역, 회계사·변호사 자문 거친 완전히 적법한 거래 주장

이에 대해 영원무역그룹측은 변호사와 회계사의 자문을 받아서 이뤄진 일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YMSA가 성 부회장에게 돈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충분한 담보를 확보했으며, 국세청이 고시한 이자를 받는 등의 조치를 취했고 이 모든 과정을 이사회 승인 등 필요한 법적 절차를 거쳤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YMSA가 본사 건물을 영원무역에 매각하는 과정에서도 관련법규에 따라 복수의 감정평가 법인이 평가한 가액을 평균한 것이고 계열사 간 거래에 필요한 법적 절차는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증여세 줄이기 위해 배당정책 바꿨다는 의혹도 제기

이러한 논란은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만큼 어렵잖게 밝혀지리라 여겨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무역그룹의 편법승계가 문제 되는 것은 증여세를 줄이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증여가 이뤄진 YMSA는 비상장회사다. 따라서 YMSA의 지분가치는 영원무역홀딩스의 주가에 전적으로 좌우된다. 그런데 영원무역홀딩스는 지난 3월 주주배당 기준을 바꾼다. 기존에는 연결재무제표 상 당기순이익의 10%를 배당했으나 앞으로는 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의 50%내외를 배당하겠다고 공시한 것이다. 한 마디로 배당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개인주주들의 반발이 거셌고 다음날 주가가 8% 가까이 하락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성 회장이 YMSA의 지분 50.01%를 차녀 성 부회장에게 넘긴 것이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주가를 떨어뜨려 YMSA의 지분가치를 낮춰서 증여세 부담을 줄이려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성래은 부회장이 빌린 돈을 갚기 위해 배당 늘릴 것으로 기대

이에 대해 영원무역 측은 배당정책을 바꾸는 것과 대주주의 증여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주식 증여에 따른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두 달 평균 가격을 평가해 계산하는데 그 기간 동안 주가는 대체로 올랐다는 것이다. 배당정책이 바뀐 뒤 일시적으로 주가가 흔들리기는 했으나 곧 회복됐고 공시 당시보다 주가는 더 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주가가 떨어지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작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그렇기 때문에 주주배당을 큰 폭으로 축소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느닷없는 배당정책의 변경과 그 직후 오너 일가의 지분 증여는 누가 보더라도 의심할만하다.

시장은 오히려 영원무역홀딩스의 내년 배당을 눈여겨볼 것이다. 승계가 마무리된 만큼 성 부회장이 YMSA로부터 빌린 돈을 갚기 위해 영원무역홀딩스가 배당을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만약 그런 식으로 전개된다면 일련의 승계 과정은 얕은꾀를 동원한 편법승계로 낙인이 찍힐 것이다. 법적으로는 피해 갈지 모르지만 브랜드 이미지에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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