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하림 웃고, 매일·해태 울고…20대 식품사 시총 '극과 극'
김경애
seok@kpinews.kr | 2023-12-29 14:11:29
삼양식품·하림 60%↑매일유업 등 6사 10%↓
실적·업황 부진과 사건사고 주가 반영
식품업체들의 주가 흐름 희비가 엇갈렸다. 잔뜩 움츠러든 소비와 정부의 밥상물가 안정 기조로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몇몇 업체들은 수출 확대, 이른 더위 등 호재를 등에 업고 주가 방어에 성공했다.
29일 식음료기업 상위 20곳(2022년 연매출 기준)의 연초 대비 연말 시총(28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8곳이 늘고 12곳이 줄었다.
삼양식품 시총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연초 9303억 원에서 1조6271억 원으로 6968억 원(74.9%)이나 불어났다. 2분기 실적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
불닭 브랜드의 수출 호조에 힘입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 11.8%, 61.2% 늘었다. 실적을 공시한 8월 14일 주가는 17만6900원으로 전주 금요일(8월 11일) 13만6100원 대비 30% 급등했다. 이후 주가가 오름세를 타면서 20만 선을 넘어섰고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21만6000원으로 마무리했다.
빙그레도 2분기 실적 덕을 톡톡히 봤다. 예년보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아이스크림이 불티나게 팔렸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이 무려 119.5% 껑충 뛴 것이다. 8월 14일 주가는 5만3300원으로 전주 금요일 대비 12.5% 올랐다. 28일 종가 기준 시총은 5389억 원으로 연초보다 37.8% 불었다.
하림 시총 증가율도 두드러졌다. 연초 2862억 원에서 4652억 원으로 1790억 원(62.5%) 확대됐다. 지난 18일 밤 국내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 HMM(옛 현대상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 해운 계열사 팬오션이 선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음날인 19일부터 20일까지 주가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림그룹이 HMM 인수를 완료하면 재계 순위는 종전 27위에서 단숨에 10위권 초반까지 오른다. 이러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 시총도 3377억 원에서 4370억 원으로 29.4% 늘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 경영권을 둘러싼 대법원 판결 선고가 내년 1월 4일로 확정되면서다. 40만 원선에서 한동안 맥을 못 췄던 주가는 소식이 알려진 지난 22일 50만 원선을 넘겼다. 장 마지막 날엔 60만7000원을 기록했다.
이외 사조대림(21.1%), 농심(15.6%), 동원F&B(4.8%), 롯데웰푸드(3.6%)가 연초 대비 불어난 시총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반면 매일유업과 해태제과식품, CJ제일제당 등 다수 기업은 약세를 보였다.
매일유업의 시총이 가장 크게 내려앉았다. 연초 3985억 원에서 3236억 원으로 18.8%(749억 원) 떨어졌다. 우유·조제분유 업황 악화가 원인이다.
출산율이 꾸준히 하락하며 조제분유와 우유 시장이 쪼그라들었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 원재료 등 원가도 상승했다. 원가가 뛰었으나 정부 압박에 가격을 섣불리 올리기도 어렵다. 진퇴양난에 놓인 셈이다.
이어 해태제과식품(-14.6%), CJ제일제당(-13.94%), 오뚜기(-13.89%), 롯데칠성음료(-13.5%), SPC삼립(-11.5%) 순으로 시총 감소율이 높았다. 부진한 실적이 주가 하락에 주효했다. 식품 수요 둔화, 과도한 마케팅비 사용, 업계 경쟁 심화 등이 원인이다.
SPC삼립 시총은 SPC그룹 계열사 공장에서 잇달아 발생한 노동자 사망 사고들과 연관이 깊다. 지난해 10월엔 평택시 SPL 제빵공장, 지난 8월에는 샤니 제빵공장에서 끼임사고가 발생해 20대와 50대 노동자가 사망했다.
하이트진로(-7.8%), 오리온(-7.5%), KT&G(-4.8%), 풀무원(-3.32%), 대상(-3.26%), 크라운제과(-0.5%) 시총도 연초 이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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