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와 결별한 문현진...그 인연까지 걱정하는 '통일교포비아'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6-01-24 13:07:58

문선명 총재가 1998년 후계자로 지명한 3남
이후 초종교 평화·통일운동 주창, 대전환 시도
통일교 기득권과 충돌하다 결국 배척, 결별
현재 GPF의장으로 통일교와 무관한 평화운동가

통일교 사태로 정치권에 긴장감이 팽배하다. 과거 통일교 관련 행사에 참석한 이력만으로도 자신에게 불똥이 튈까 불안감을 표하는 이들이 한둘 아니다. 심지어 통일교와 오래전 결별한 인물의 행사에 참석한 경험조차 문제가 될까 노심초사하는 상황이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다.

 

그런 오해의 중심에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GPF·Global Peace Foundation) 세계의장이 있다. 문 의장은 통일교 창시자인 문선명 총재와 한학자 총재의 3남으로, 1998년 문 총재에 의해 후계자로 지명된 인물이다. 그러나 이후 통일교와는 상반된 길을 갔고, 특히 2012년 문 총재 사망후 통일교와는 완전히 결별했다. 그럼에도 문 의장이 주도해온 평화·통일 관련 행사에 참석했던 정치인들까지 뒤늦게 "혹시 통일교 행사였던 거 아니냐"며 걱정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KPI뉴스는 지난 30년 고(故) 문선명 총재 일가의 역사와 통일교의 변화를 추적해 '팩트체크' 형식으로 정리했다. 취재 결과 문현진 GPF세계의장은 현재 통일교에 어떠한 직함도 갖고 있지 않으며 통일교 조직과는 구조적으로 분리된 민간 평화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로벌 4대 뉴스통신사중 하나로 꼽히던 UPI 회장직도 맡고 있다. 문 의장은 미국 콜롬비아대 역사학과와 하버드대 MBA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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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2022 원코리아국제포럼에서 기조연설하는 문현진 글로벌피스재단 세계의장. [글로벌피스재단 제공]

 

결별의 시작…문현진의 개혁과 통일교 기득권의 충돌

 

문현진 의장이 통일교와 갈라서게 된 배경은 평화·통일운동 방향과 통일교 재단 운영, 지배 구조를 둘러싼 갈등이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통일교 내부에서는 재단과 계열 조직의 운영 방향, 후계 구도 등을 둘러싸고 내부 긴장이 고조됐다.

 

이 과정에서 문 의장은 종교 중심의 폐쇄적 운영보다는, 국제사회와 연계한 시민사회 기반의 초종교적 평화·통일 활동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했다. 특정 교단 중심이 아닌 다종교·비종교 인사가 함께하는, 공개적 거버넌스를 갖춘 국제 평화 플랫폼 구상이었다.

 

이 구상은 통일교를 종교 조직으로 유지·강화하려던 기존 기득권 세력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후 문 의장은 통일교 핵심 의사결정 구조와 재단 운영에서 점차 배제되기 시작했다. 통일교와 결별한 뒤 초종교적 평화·통일 운동을 본격화했는데, 핵심이념이 '홍익인간'(弘益人間)이었다. 홍익인간은 단군의 건국이념으로, '널리 인간 세계를 이롭게 한다'는 뜻이다.

 

2012년 문선명 총재 사망'결별' 확인한 상징적 사건

 

문 의장과 통일교 조직 간의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은 2012년 문선명 총재 사망 당시다. 당시 문 의장은 공식적인 문상이나 장례 절차에 참여하지 못했다. 통일교 내부 사정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무렵 문 의장은 통일교 측이 관리하는 공식 가족 명단과 기록에서도 삭제됐다고 한다. 이는 단순한 가족 내 갈등을 넘어, 통일교 조직 차원에서의 상징적·제도적 단절 선언으로 해석되었다. 이후 문 의장은 통일교와 종교·조직·재정·의사결정 구조 전반에서 완전히 분리됐다.

 

문현진은 왜 통일교 개혁에 나섰나

 

조직 운영 방식과 재정 구조에 대한 근본적 문제의식이 배경이었다. 문 의장이 가장 문제 삼았던 대목은 통일교 및 관련 재단의 불투명한 재정 운용이었다. 헌금, 기부금, 계열 법인 수익 등이 어떤 경로로 이동하고 사용되는지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명확한 공개와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종교 조직과 재단, 사업체가 복잡하게 얽힌 구조 속에서 자금의 최종 사용처가 불분명하고 의사결정 권한이 극소수에게 집중되며 외부 감시와 내부 견제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가 종교의 공공성과 도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보았다는 것이다.

 

'종교 권력화'에 대한 경계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의장은 통일교가 종교 본연의 역할을 넘어 권력화·재단화·조직화하는 흐름에 강한 우려를 표명해왔다고 한다. 종교가 신앙 공동체라기보다 재단 운영 중심의 조직으로 변질되고, 혈연·측근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굳어지며 내부 비판이나 개혁 논의가 차단되는 구조로는 종교의 사회적 신뢰가 유지되기 어렵다고 봤다는 것이다.

 

통일교 조직과 문현진 진영의 확연한 차이

 

현재의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조직과 문 의장 진영은 성격과 구조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통일교 조직은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교리와 신앙 체계를 유지하며, 재단과 계열 조직을 통해 운영되는 구조다.

 

반면 문 의장이 주도해온 활동은 특정 종교 교리나 신앙 전파와는 거리를 둔 채, 국제 평화·통일·시민사회 연대를 표방하는 초종교적 네트워크 형태로 진행돼 왔다. 문 의장이 이끄는 GPF의 평화·통일 행사에는 종교계 인사뿐 아니라 정치·학계·시민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해 왔다. 통일교 내부 종교 행사나 조직 활동과는 형식과 목적에서 확연히 구별된다.

 

그럼에도 상당수 정계 인사들이 문 의장의 평화·통일 행사 참석 이력까지 정치적 부담으로 느끼는 건 그만큼 통일교의 정치개입, 정교유착 사태의 충격파가 크기 때문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당시에는 국제 평화, 통일을 주제로 한 공개 행사로 인식하고 참석한 건데, 통일교 사태가 터지면서 혹시 통일교와 연관된 건 아니었나, 하는 노파심이 작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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