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레이더영상' 공개 지시, 지지율 결집 의도
손지혜
| 2018-12-29 12:29:52
日전문가 "레이더파 증거 애매" 지적
일본 정부는 지난 20일 한국 해군이 동해 중간수역에서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레이더 가동' 문제와 관련해 당시 일본 초계기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28일 전격 공개했다. 한국 정부의 반발에도 일본 정부가 이를 공개한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29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지율이 급락하자 핵심 지지세력인 보수층을 결집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산케이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27일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을 총리관저에 비공식적으로 불러 해당 동영상 공개를 지시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28일 당시 초계기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전격 공개했다. 양측이 실무급 화상회의를 갖고 해결 방안 모색을 시작한 바로 다음날 갈등을 격화화 조처를 한 것이다.
도쿄신문은 영상 공개에 대해 방위성이 '한국을 더 반발하게 뿐'이라며 신중론을 폈고 이와야 방위상도 부정적이었지만 총리의 한마디에 방침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아베 총리가 이런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2010년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 열도 주변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이 충돌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일본 정부의 대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셌던 점이 있다.
이와 함께 최근 급락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아베 정권이 한국과의 레이더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의 영상 공개와 관련해 아베 정권이 국내 여론 대책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전했다.
아베 내각은 최근 지지율이 30%대까지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위대의 명예를 언급하면서 동영상을 공개한 것에는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을 결집해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읽힌다는 의미다.
전날 동영상 공개에 대해서는 일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증거'로서의 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상자위대 소장 출신인 이토 도시유키(伊藤俊幸) 가나자와(金澤)공대 도라노몬(虎ノ門) 대학원 교수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영상에 레이더파의 음성이 삭제된 것에 대해 "자위대의 능력과 관계된 것이어서 지웠겠지만, (이로 인해 동영상은) 일본 주장의 근거로는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영상에 자위대원들이 냉정하게 대응한 모습이 담긴 것에 대해서는 "평시에 우군인 한국군이 상대인 만큼 공포를 느끼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마이니치와의 인터뷰에서도 "조사를 뒷받침할 만한 경보음이 없어 증거로서 애매하다"고 지적하며 "(한국과 일본이) 서로 올린 주먹(강경 대응)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 심각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번 영상 공개로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다소 위협적으로 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영상을 보면 영상을 촬영한 초계기와 광개토대왕함 간 거리가 멀지 않다는 점이 드러난다.
일본 측은 해수면으로부터 150m 아래로 내려가지 말라는 국제민간항공규정을 지켰다고 주장하나 우리 군은 "민간항공기에만 적용된다"고 반박했다.
KPI뉴스 / 손지혜 기자 sjh@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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