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로 축출된 이집트 첫 민선 대통령 돌연사
장성룡
| 2019-06-18 13:49:20
이집트의 첫 민선 대통령으로 당선됐던 무함마드 무르시(67) 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법원에서 재판을 받던 중 기절한 뒤 사망했다고 UPI 통신이 보도했다.
UPI 통신에 따르면 무르시 전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이로의 법원에서 진술을 하다가 갑자기 정신을 잃어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다.
알아흐람 등 이집트 언론은 현지 법조계 관계자를 인용해 "무르시 전 대통령이 판사 앞에서 20분 동안 말하다가 의식을 잃었다"며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고 전했다.
무슬림 형제단의 지도자로 '아랍의 봄' 직후 이집트의 첫 민주선거에서 당선됐던 무르시는 취임 1년 만에 압델 파타 엘시시 현 대통령의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뒤 수감됐었다.
2012년 아랍의 봄 시위는 호스니 무바라크 30년 철권 통치에 종지부를 찍었고, 무르시는 같은 해 6월 이집트에서 처음 자유 경선으로 치러진 대선에서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인 무슬림형제단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불과 1년 후 군부가 의회를 해산하고 2013년 7월 그를 권좌에서 몰아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이 이끌었던 무슬림 형제단은 이슬람의 가장 오래된 정치 조직으로, 터키와 카타르에 여전히 지지 세력을 갖고 있다. 무르시 전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장 먼저 조의를 표한 외국 지도자도 라셉 타이립 에르도간 터키 대통령이었다.
에르도간은 "알라신이시여, 우리 형제, 우리의 순교자 무르시의 영혼이 안식을 얻게 하소서"라는 조사를 발표했다고 UPI 통신은 전했다.
무르시는 대통령직에서 축출된 이후 계속 수감 생활을 해왔으며, 이집트 대법원은 2016년 폭력 선동 혐의로 무르시에 대한 징역 20년형을 확정했다. 이집트 당국은 무르시 전 대통령을 다른 무슬림 형제단 멤버들과 함께 경계가 가장 삼엄한 카이로 소재 토라 교도소에 수감해왔다.
지난해 3월엔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후 영국의 일부 의원들이 무르시 전 대통령 면회를 신청하기도 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그는 감옥에서 아무런 의료 치료를 받지 못해왔다고 한다.
지난해 9월 카이로 법원은 2013년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후 시위에 가담했던 무슬림 형제단 단원 75명에게는 사형을 선고한 바 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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