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잃고 소비자 마음 얻은 '캐세이퍼시픽'
윤흥식
| 2019-01-05 12:08:19
"손해보더라도 거래 존중" 결정에 네티즌들 갈채
캐세이퍼시픽이 직원 실수로 1800만원짜리 티켓을 76만원에 판매했으나 '거래를 존중'해 네티즌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CNN에 따르면 홍콩에 근거지를 둔 영국 계열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은 지난 1일(현지시간) 자사 웹사이트에 베트남 다낭과 미국 뉴욕을 오가는 정상가격 1만6000달러인 비즈니스석 왕복 항공권을 직원 실수로 675달러에 판매했다.
통상 7월부터 9월까지 이 구간을 오가는 항공편의 비즈니스석 정상가격이 1만6000달러인 점을 감안할 때 95% 할인된 675달러에 티켓을 판매, 엄청난 손해를 본 것이다.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은 항공사 직원이 뉴욕~다낭 구간 요금란에 다른 단거리 구간 요금을 입력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업계에서는 드물기는 하지만 직원들의 단순 입력착오 인해 터무니없는 가격에 항공권이 발매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실수를 발견한 캐세이퍼시픽은 해당 티켓의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나 이미 수천장의 항공권이 팔려나간 뒤였다. 이 항공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캐세이퍼시픽은 지난 2일 공식 트위터에 "모두 새해 복많이 받으시길... 특히 1월 1일 우리 항공사의 초초특가 티켓을 구매하신 분들도 행복한 한해 맞으시길 기원합니다. 맞습니다. 우리가 실수를 했습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그 티켓을 들고 오시는 분들을 기다리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약속하면지킨다' '#손해에서배운다' 라는 해시태그도 붙였다.
홍콩과 미국의 관련법에 따르면 항공사 측이 실수로 비상식적인 가격에 항공권을 판매했을 경우 이를 무효화할 수 있다. 그러나 캐세이퍼시픽은 손해를 감수하는 대신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항공사측의 이같은 발표에 대해 네티즌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 네티즌은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등석을 타보게 됐다”며 “약속을 중시하는 항공사에 감사를 표한다”고 적었다.
경제전문 매체 '마케팅 인터랙티브'는 "캐세이퍼시픽이 금전적으로는 손해를 봤을지 몰라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는데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캐세이퍼시픽 측은 이번 실수로 인한 손해금액이 어느 정도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다낭~뉴욕 간 항공편 뿐 아니라 베트남과 북미 주요 도시들을 잇는 항공권 수천장이 판매된 것으로 파악됐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