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인 사기범, 환불 요구 투자자에 "동성애 폭로하겠다"
전혁수
jhs@kpinews.kr | 2024-01-03 17:20:42
주범 장모씨 "가상화폐 투자로 거액 벌게 했주겠다" 유혹
투자자 70명 끌어 모아 41억여원 가로챈 혐의로 기소돼
피해자들 "張, 협박 일삼아…투자금을 마약 사는데 썼다"
동성애자 카페에서 코인 투자를 미끼로 수십억 원대 사기 행각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에게 검찰이 최근 12년형을 구형했다.
이 여성은 환불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외부에 폭로하겠다"며 되레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UPI뉴스가 3일 입수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30세 주범 장 모 씨는 지인 3명과 함께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가상화폐(코인) 투자로 수익을 내주겠다"며 투자자를 유인했다.
장 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코인 리딩방(코인 가격이 오른다며 투자 정보를 제공하고 판매하는 곳)에서 투자자 70명을 끌어 모아 약 41억7815만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유사수신행위)로 기소됐다.
장 씨 일당은 장 씨 투자 능력이 뛰어나 1~6개월 내 20~100%가량 수익을 올릴 수 있고 원금도 보장하겠다고 약속하며 투자자들에게 접근했다. 또 장 씨가 'COMMA', 'RIGHTEOUS'라는 이름의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장 씨 일당의 말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장 씨 일당은 주로 포털인 네이버의 동성애자 카페, 다음의 유명 여초 카페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투자자를 모집해 코인 리딩방 가입을 유도한 뒤 사기 행각을 벌였다.
장 씨는 잘생긴 외모로 수년 전부터 네이버 레즈비언 카페에서 얻은 인지도를 범죄에 이용했다.
복수의 피해자들에 따르면 장 씨는 일상생활·명품 쇼핑 모습 등의 사진을 올린 자신의 인스타그램 링크를 동성애자 카페에 게시한 뒤 이 카페를 통해 인스타그램에 접속하는 사람들에게 코인 투자수익률이 적힌 글을 읽게 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유도했다.
아울러 동성애 카페 내 유명 인사인 여자친구에게는 투자 권유 글을 쓰게 했다.
장 씨는 뒤늦게 투자 피해를 알고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요구한 일부 피해자에게 "네가 동성애자(레즈비언)라는 사실을 폭로하겠다", "네 남편에게 투자 사실을 알리겠다" 는 등 협박을 일삼았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사기 행각을 파고들며 해명을 요구하는 한 피해자 집에 찾아가 차로 치려는 등 폭행·특수협박을 한 혐의로 같은 해 9월 벌금 500만 원에 약식기소 됐다.
피해자들은 장 씨가 빼돌린 돈을 마약을 사는 데 썼을 거라고 본다. 장 씨에게 수천만 원을 뜯긴 A씨는 "장 씨가 코인 리딩방 사기 행각을 벌인 기간과 마약을 투약한 기간이 거의 일치한다"며 "장 씨가 사기로 벌어들인 돈을 마약 구입에 쓴 게 아닌가 의심 된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2021년 5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각종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경찰에 붙잡혔고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마약·향정·대마)으로 징역 1년 4개월 선고가 확정됐다.
UPI뉴스 취재 결과, 장 씨가 과거 상습적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사실도 확인됐다. 장 씨는 성인이 되기 전인 2011년부터 현재까지 19차례 범죄 혐의로 처벌받았다.
이 중 14회가 사기 전과였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10차례에 걸쳐 전국 각지 유흥주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할 것처럼 업주를 속여 선불금을 받아낸 뒤 잠적하는 수법으로 수천만 원을 가로챘다.
지난 2017년에는 당시 만나던 동성 애인과 함께 중국으로 출국해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해 1년가량 약 2억 원 규모 보이스피싱 사기 행각을 벌여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피해자 B 씨는 "장 씨는 단순 사기를 넘어 피해자들의 성적 취향을 약점 잡아 협박을 일삼았다"며 "피해자 중 수억 원을 피해본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사기 행각과 협박으로 고통받은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장 씨가 엄벌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씨 선고 공판은 오는 10일 열린다.
KPI뉴스 / 탐사보도부 전혁수 기자 jhs@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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