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김정은과 조건없는 회담 제의는 트럼프 구미에 맞춘 것"
장성룡
| 2019-06-06 13:00:52
실제로 북·일 정상회담 가까운 장래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미에 맞춰 북한 김정은과의 조건 없는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UPI 통신이 5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도쿄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를 맞이해 스모를 함께 관람하고 골프도 치는 등 밀월 관계를 다진 아베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을 아무 전제 없이 만나겠다는 의사를 공개 표명했다.
이런 움직임은 김정은이 아베 총리와 만나는데 합의할 수도 있다는 현실적 기대감이 아니라 일본은 북한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함께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고 UPI 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 소재 비영리 외교단체 카네기 카운슬의 데빈 스튜어트 선임 연구원은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이 미국과 같은 팀 플레이어로 보이게 하는데 유리한 시기라고 판단해 김정은과의 무조건 만남을 제의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베 총리의 이런 제안은 큰 부담 위험 없이 일본이 미국에 도움이 된다는 이미지를 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일본과 정상회담에 관심을 나타내지 않아 왔다. 아베 총리가 관계 정상화를 추구하는 목표를 언급할 때마다 북한은 일본이 자국 내 조선인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지난주에는 "일본의 반동분자들이 조총련에 납치와 불법 수출 등 누명을 씌우는가 하면, 사실상의 일본 주재 대사관인 조총련을 사보타주 폭력 행위를 저지르는 조직으로 무고를 했다"며 강력히 비난하기도 했다.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지난 2일 별도의 성명을 통해 "아베 패당은 우리 국가에 대해 천하의 못된 짓은 다 하고 돌아가면서도 천연스럽게 전제 조건 없는 수뇌회담 개최를 운운하는 등 낯가죽이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북한의 성명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겠다"며 "아베 총리는 북한과의 상호 불신을 깨겠다는 목표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스팀슨 센터 일본 담당 다츠미 유키 국장은 UPI 통신에 "베트남에서의 미·북 회담이 결렬된 후 아베 총리의 기대 실현성이 나아졌을 수는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김정은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예측했다.
다츠미 국장은 "미·북 회담이 난관에 봉착하고, 한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남북 대화 역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상황이 조금 변했다"며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후 김정은이 아베 총리를 만날 인센티브가 커지고, 아베 총리가 김정은이 미국과의 교착상태에서 벗어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할 개연성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미제 무기와 우주 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 이해관계에 공조하기로 하는 등 정상회담을 성공리에 마치면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를 위해 변신할 용의가 있음을 인식시키는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