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으로 증여세 회피 가능할까?…"후일 더 큰 불이익"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2026-01-06 17:37:58
"자금출처 드러나면 증여세에 가산세까지 붙는다"
가상자산은 여러모로 자유롭다. 거래에 세금 부담도 없다. 부동산처럼 매매가 어렵지도,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도 않으며 주식처럼 매매할 때마다 거래세를 낼 필요도 없다.
소유한 가상자산을 국내 거래소는 물론 해외 거래소로도 옮기는 게 자유로우며 타인 계좌로도 쉽게 보낼 수 있다. 정부 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난 사각지대로 여겨지기 십상이다.
그러다보니 "가상자산으로 증여하면 증여세 부담도 없지 않을까" 생각하는 이들이 적잖은 모양이다. 요즘 세무사들에게 이런 문의가 제법 잦다고 한다. 가상자산을 자녀 계좌로 보내면 국세청이 모르지 않을까, 하는 '증여세 회피' 기대인 셈이다.
성정혁 세무회계한결 대표 세무사는 "최근 자녀에게 가상자산으로 증여하는 안을 의논해오는 고객들이 여럿"이라고 밝혔다.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안을 제시하기도 한단다.
하지만 결론은 '아니오'다. 얼핏 가상자산은 감시 사각지대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로는 아니다.
한국을 비롯해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은 가상자산 실명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내 모든 가상자산 거래 기록이 남는다.
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현금 및 가상자산 입출금, 해외 거래소로 가상자산 이전, 타인 계좌로 송금 등 모든 기록을 저장하고 있다"며 "국세청 등 정부 기관 요청이 오면 즉시 자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금 세탁 및 탈세를 막기 위해 대부분의 나라들이 가상자산 거래 기록을 서로 주고받는다"며 "해외 거래소로 가상자산을 이전해도 추적은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성 세무사는 국세청이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집요하게 추적하는 걸 강조하면서 "모든 거래 기록을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증여 행위가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성 세무사는 "설령 증여 당시는 운 좋게 넘어갔더라도 후일 자녀가 그 자금으로 국내 부동산 등 자산을 취득할 때 자금 출처 소명 요구를 받는다"며 "그 과정에서 증여 사실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성 세무사는 "모든 부의 무상 이전은 증여"라면서 "신고 후 증여세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괜히 세금 회피하려고 증여 신고를 안 했다가 후일 발각되면 가산세까지 내야 한다"고 밝혔다.
증여세를 내지 않은 금액이 커질수록 가산세도 함께 불어난다. 자칫 탈세로 판단되면 막대한 벌금이 가해지는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가상자산도 형태만 다를 뿐, 세법상 '재산'이라는 점에서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다. 가상자산으로 주고받는다고 상속·증여세를 피할 방법은 없다. "절세는 괜찮지만 탈세는 꿈도 꿔선 안된다"는 게 세무 현장의 공통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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