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저사양 AI칩까지 확대…中 보복 예고

김윤경 IT전문기자

yoon@kpinews.kr | 2023-10-18 12:02:43

첨단 AI 칩 통제 기준, 저사양 칩까지 확대
규제 적용 대상 기업 넓히고 우회 수출도 차단
중국 반발과 보복 예고…미중 갈등도 심화
美 엔비디아 직격탄…韓 기업들에는 영향 제한적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한다. 낮은 사양의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해서도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중국 기업들의 해외 사업체에 대한 반도체 수출도 차단한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이같은 내용으로 지난해 10월 발표된 수출통제 조치를 개정하고 17일(현지시간) 관보에 관련 내용을 게재했다.

 

▲ 첨단 반도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AP 뉴시스]

 

첨단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이같은 조치에 중국의 반발과 보복도 예고된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할 가능성도 크다.

 

한국 기업들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란 전망. 미국 반도체 장비의 중국 공장 반입 등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은 '무기한 제재 유예 조치'를 받아 당장의 불똥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첨단 AI 칩 통제 기준, 저사양 칩까지 확대

 

미 상무부가 발표한 첨단 AI 칩 수출 통제 강화 조치는 통제 기준 확대다.


미 상무부는 통제기준을 우회한 허점(loophole) 방지를 위해 상호연결속도 기준(inter-connected speed)을 삭제하고 총연산성능 기준을 낮춰 수출통제 대상 AI 칩의 범위를 저사양 반도체로 넓혔다. 과거에는 없던 성능밀도 기준(performance density)도 추가했다.

단 이 기준은 데이터센터용 첨단 AI칩으로 대상을 한정한다. 상무부는 스마트폰, 컴퓨터,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상업용 반도체 칩에 대한 중국 판매는 허용키로 했다.

미 상무부는 또 국가안보 위협 가능성이 있는 AI 칩 통제기준을 신설했다. 예외적 허가를 받고자 하는 기업은 미국 정부에 사전보고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규제 적용 대상 기업 넓히고 우회 수출도 차단


규제 적용 대상 기업 범위도 넓혔다. 중국 및 우려국 내에 본사를 둔 기업까지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했다.

우회 수출 방지를 위해서는 중국 외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48개국을 미사일기술 확산우려국과 무기 금수국 등으로 분류하고 대만을 제외한 47개국을 허가제 대상 국가로 지정했다.

반도체 장비에 대한 규제도 강화한다. 식각·노광·증착·세정 장비를 규제 대상에 추가하고 허가제 대상 국가에 중국과 아프가니스탄, 러시아, 이라크, 벨라루스 등 미국 무기 판매가 금지된 21개 우려국을 포함했다.

아울러 미국 우려거래자 목록(Entity List)에 첨단 컴퓨팅 칩 개발과 관련된 '상하이 비렌(Biren)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와 '무어 쓰레드(Moore Threads)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이들의 자회사 등 총 13개 중국 기업들을 추가했다.

우려 거래자로 지목된 비렌과 무어 쓰레드는 엔비디아의 잠재적 경쟁업체로 평가되는 곳이다.

 

중국 반발과 보복 예고…미중 갈등도 심화

18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 정부의 수출 규제 발표를 앞두고 “미국이 무역과 기술 문제를 정치화·무기화하고, 세계 산업 및 공급망을 불안정하게 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8월 미 러몬도 상무장관 방중시 양국은 수출통제 정보교환 회의체를 신설했지만 이번 AI 반도체 추가 수출규제 조치는 중국에 사전 통보되지 않았다.

중국은 현재 지난 2018년 미국과의 '무역전쟁' 카드로 활용했던 요오드화수소산 반덤핑 관세 연장 조치를 검토 중이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6일 미국·일본산 요오드화수소산에 2018년부터 적용돼온 반덤핑 조치에 대해 5년 만기 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요오드화수소산은 초산 합성이나 요오드화물 제조, 집적회로 식각 공정에 쓰이는 환원제다.

미국의 조치에 대한 대응으로 중국 관영매체들은 2018년 보복 관세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美 엔비디아 직격탄…韓 기업들에는 영향 제한적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로 직격탄을 맞은 기업은 엔비디아다. 엔비디아의 저사양 AI칩인 A800과 H800이 통제 대상으로 편입됐기 때문이다.

이들 칩은 엔비디아가 대중국 수출 통제를 피하기 위해 기존 A100칩의 성능을 낮춘 제품이다.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갈등 속에 우리 기업들의 좌불안석도 심화되고 있다. 양국을 향한 눈치보기가 더욱 필요해졌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조치로 인한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 한국 기업들은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방식으로 미국 반도체 장비의 중국 공장 반입 등에 대해 무기한 제재 유예 조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3일 관보를 통해 우리 기업에 대한 VEU 승인을 공식화하고 “이는 굳건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미 공급망‧산업대화(SCCD) 및 수출통제 워킹그룹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양국간 긴밀한 협의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미 상무부 발표 후 바로 “우리 업계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첨단 AI 칩의 경우 국내 생산이 미미하고 소비자용 칩은 통제 면제가 가능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장비도 “이미 우리 기업들이 VEU 승인을 획득해 금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KPI뉴스 / 김윤경 기자 yoo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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