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었고, 너무 작다"…삼성전자 10조 자사주 매입에도 혹평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4-11-17 11:38:49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논평
3조 우선 소각에 "10조 모두 즉시 해야"
"현금 보유 104조, 여력 충분하다"

삼성전자의 10조 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에 대해 "너무 늦었고, 너무 작다"는 평가가 나왔다. 

 

17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발표가 너무 늦었다. 그동안 주주 고통을 생각하면 이사회와 경영진은 무엇을 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자사주 매입 규모는 그동안 주가 하락 및 시총, 현금보유 및 현금창출능력 대비 너무 작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년 내 10조 원 모두 매입해 즉시 소각하기를 권한다"고 했다. 

 

▲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55주년 기념식에서 AI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어 향후 1년간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의결했다. 3조 원의 자사주는 3개월 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키로 했다. 7조 원 규모 자사주에 대해서는 향후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에 대해 다각적으로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는데, 거버넌스포럼은 이를 미온적이라고 보고 모두 매입 소각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거버넌스포럼은 "지난해 애플은 133조 원, 시총의 3%를 매입 소각했다. 애플 같이 지속적인 주주 환원 계획 발표를 요구한다"고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4일까지 39% 하락했는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8% 올랐고 마이크론(16%), TSMC(80%), 엔비디아(190%) 등이 모두 상승했다고 짚었다. 

 

거버넌스포럼은 "삼성전자가 우선 소각 예정인 3조 원은 시총의 1%, 10조 원은 3%"라며 "최근 수년간 주주들의 대규모 투자 손실 감안시 턱없이 부족하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말 현금 보유 104조 원, 금년 60조 원 이상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 창출이 예상되므로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여력이 대단히 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0조 원 자사주 올해 전액 매입 소각과 함께 시총의 3~4%(연 기준) 자사주 매입 소각, 안정적 배당 계획, 밸류업 계획 연내 공시 등을 제안했다. 

 

지배구조에 대해서도 "경영과 책임의 일치를 추구하는, 지배주주가 없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선진국형 전문경영인 경영체제로 CEO 승계 계획"을 주장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5일 7.21% 크게 올랐다. 자사주 매입 계획은 일반적으로 주가에 호재로 작용한다. 과거 삼성전자가 2015년 11조4000억 원, 2017년 9조3000억 원의 자사주를 매입한 것이 주가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낙폭이 지나치다는 분석도 많다. 대신증권은 지난 15일 삼성전자에 대해 "금융위기 수준의 하락을 기록 중"이라며 "과거 경쟁력 악화 수준을 넘어 시장 도태 우려까지 선반영한 수준으로 생각한다. 불안심리 완화만으로도 충분히 반등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AI칩용 반도체 등에 대한 근원적 경쟁력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주가도 힘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는 YTN인터뷰에서 "수익성이라든지 현금 흐름이 좋지 않은데 주가가 떨어진 것을 좀 부양하기 위해서 오히려 거꾸로 자사주 매입을 한 상황"이라며 "삼성전자 같이 큰 주식들은 펀더멘탈을 따라가는 것이고, 환경들이 좋아지지 않으면 주가 급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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