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나간 아베 '아첨'…SNS서 조롱거리로
윤흥식
| 2018-12-02 11:29:03
일본언론조차 "인터넷서 아베 아첨 확산" 비판적 보도
덕담도 지나치면 흉이 된다.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아온 학생에게 “전교 1등 축하해”라는 인사를 건네는 게 그런 경우다.
이런 우스운 상황이 국제 외교무대에서 벌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 30일 아르헨티나에서 만났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방문해 양국 정상회담을 가진 것.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부성’ 인사를 건넸다. “중간선거에서 ‘역사적 승리’를 거둔 것을 축하한다.”
트럼프 듣기 좋으라고 한 인사였지만,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칭찬을 가장한 조롱’으로까지 들릴 수 있는 발언이었다.
지난달 6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트럼프의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 지위를 8년 만에 민주당에 넘겨줬다. 남북전쟁 이후 역대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이 패한 경우는 세 번 뿐이었다. (1934년, 1998년, 2002년). 그만큼 명백한 패배였다.
공화당이 상원과 주지사 선거에서 약간의 우세를 보였지만, 누가 봐도 트럼프의 승리라고 말하긴 어려운 결과였다.
그런데 이 선거결과를 두고 아베는 단순한 승리도 아닌 ‘역사적 승리’ 라고 추켜세웠다. 균형감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칭찬을 듣고도 낯이 뜨거워질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자신이 이미 중간선거 결과를 ‘위대한 승리’라고 규정했던 터라 아베의 발언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트럼프와 아베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회담을 이어갔지만, SNS에는 두 사람의 ‘이상감각’을 조롱하는 글들이 넘쳐났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선임고문을 지낸 데이빗 액슬로드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베는 미국 중간선거 결과에 대해 형편없는 브리핑을 받았거나, 아니면 트럼프의 심리상태에 대해 매우 훌륭한 브리핑을 받았음에 틀림없다”는 촌철살인의 평을 올렸다.
이 트윗에는 “이게 일본식 유머인가?” “듣는 이의 귀에 맞춰 음악을 연주한다는 속담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가” 같은 댓글이 올라왔다.
이처럼 아베의 트럼프에 대한 과공(過恭)이 논란이 되자,일본의 마이니치신문은 2일자 인터넷 판에서 “아베 총리의 트럼프에 대한 지나친 아첨 발언이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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