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현실로…코미디언 출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당선

임혜련

| 2019-04-22 11:25:35

現 대통령 압도적 표차로 이겨…73.2% 득표
인기 드라마에서 부패정치와 싸우는 대통령役

21일(현지시간)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투표에서 코미디언 출신의 정치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41) 후보의 승리가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때 인기 드라마에서 대통령 역할을 맡았던 배우가 실제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영화 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게 됐다. 

▲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 결선투표가 치러진 21일 1차 1위인 코미디언 겸 배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투표소에서 투함 전 투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1차 2위인 현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과 최종 승부를 다툰다. [뉴시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1일 치러진 우크라이나 대선 결선투표 출구조사 결과 젤렌스키 후보는 73.2%를 득표하며 25.3%를 얻은 페트로 포로셴코(53) 현 대통령을 크게 앞섰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30일 공식 개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AP는 젤렌스키 후보가 이날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결코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 국민으로서 옛 소련에 속했던 모든 국가에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며 "우리를 보라.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UPI에 따르면 포로셴코 대통령은 젤렌스키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자 패배를 인정하며 "우크라이나의 주요한 정치 지도자 중 한명으로서 우크라이나의 정치계에 남을 것이며 EU 및 NATO의 통합 의제, 지방분권, 안보와 부패 방치 개혁 등을 계속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후보는 우크라이나 동부와 서부 중 러시아어 사용 지역인 동부 유대계 가정 출신이다. 그는 정치경험이 없는 유명 코미디언 출신으로 학창시절부터 연극 활동을 했고 러시아의 인기 개그 경연 프로그램 KVN에서 코미디언으로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 젤렌스키는  2015년부터 방영된 인기 TV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주인공인 대통령 역을 맡으며 국민배우로 부상했다. [BFMTV 캡처]


이어 지난 2015년부터 방영된 인기 TV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주인공인 대통령 역을 맡으며 국민배우로 부상했다. 극 중 역사 교사인 젤렌스키는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을 한 동영상이 유포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이로 인해 대선까지 출마하게 된다. 결국 대통령에 당선된 젤렌스키는 부패 정치인들을 척결하며 개혁 정치를 펼친다.

이러한 이미지는 젤렌스키의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부패하고 무능한 기성 정치인들과 경기침체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우크라이나 유권자들이 드라마에서 개혁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젤렌스키에게 표를 몰아줬다는 분석이다.

젤렌스키 후보는 선거공약으로 우크라이나 동부(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 5년째 계속되고 있는 친 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 정부군 간 무력분쟁을 끝내고 평화를 가져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크림반도 반환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수복을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적극적으로 담판을 짓겠다는 입장이다. 젤렌스키는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분쟁을 해결할 것이지만, 우크라이나의 영토와 국민을 희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지지하며 친서방 노선을 드러냈지만, 나토 가입은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보였다. 이밖에도 부패 척결, 세제 개혁, 투명한 부동산 시장 조성, 에너지 자급자족 실현 등의 공약도 내걸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의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군 최고사령관과 국가안보회의 수장직을 겸하는데 돈바스 지역에서 내전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정치 경험이 전무한 그가 이 같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아울러 이스라엘에 망명중인 반(反)정부 성향의 우크라이나 금융재벌 이고르 콜로모이스키가 젤렌스키를 대선 후보로 내세웠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젤렌스키가 콜로모이스키의 꼭두각시가 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K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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