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쌓이는 당정관계…김경수 복권 문제도 尹·韓 '마이웨이'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8-13 15:50:32

尹, 한동훈 반대에도 金복권 재가…韓, 친윤 정점식 교체
韓 "복권, 공감 어려운 분 많을 듯"…부적절 공개 첫 지적
친윤 "두고 보자" 부글부글…당원게시판 尹·韓 비판 난리
채해병 특검법 시한폭탄…추경호 "공수처 수사후 검토 可"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을 재가했다. 정부는 앞서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고 8·15 광복절 특사·복권 실시 안건을 의결했다. 김 전 지사는 복권 대상에 포함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김 전 지사 복권에 반대했다.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다. 그런데 한 대표가 이례적으로 반기를 든 건 김 전 지사가 '댓글 여론 조작' 범죄에 반성하지 않아 명분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민의힘 신임 당 지도부 만찬에 앞서 한동훈 신임 당대표와 이동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당내 거부감도 만만치 않다. 4선 중진 의원들은 전날 한 대표와 만나 복권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모아 전달했다. 당원과 지지층 반발도 거세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밀어붙였다. 한 대표로선 서운하고 불편한 감정이 남을 수 있는 처지다.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지사 복권에 대해 "알려진 바와 같이 공감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결정된 것이기에 제가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대통령의 고유 권한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되느냐'는 질문에도 "그냥 말씀드린 대로 해석해달라"고 했다.

 

한 대표가 김 전 지사 복권이 적절치 않다고 직접 공개 언급한 건 처음이다. 한 대표 발언은 복권 반대 여론을 드러내면서도 추가로 문제 삼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하지만 집권당 대표로서 김 전 지사 복권 같은 중대 사안에 대해 사실상 '패싱'을 당한데 대한 불만은 생길 수 있을 법하다. 그는 지난 8일 언론보도를 통해 김 전 지사 복권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통령실에 반대 의견을 수차 피력했는데, 결국 관철시키지 못한 것이다.

 

김 전 지사 복권 이슈는 친·친한계가 찬반으로 갈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대리전을 벌이는 양상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7·23 전당대회 후 손을 잡았던 두 사람이 재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여권에서 커졌다. 한 대표가 차기 대권을 위해 차별화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왔다. '윤·한 관계'를 흔들 수 있는 불안 요인이 자꾸 발생하는 셈이다. 

 

한 대표 취임 후 당직 개편에서 정점식 전 정책위의장 교체를 둘러싼 논란도 일례다. 한 대표와 친한계는 교체를, 친윤계와 용산은 유임을 주장해 한동안 진통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는 여권 내홍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한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은 윤 대통령을 향해 "탈당해 민주당으로 가라", "문재인의 충신"이라는 비난 글을 올렸다. 반면 "대통령과 사사건건 각을 세우는 한동훈은 이해가 안 된다", "대통령과 차별화 전략으로 대권 행보한다"고 지적하는 글도 올라왔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개인적으로는 김 전 지사의 복권이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왜 이런 판단이 내려졌는지에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친윤계 진영에선 "두고보자"며 한 대표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전날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부부 동반으로 만찬을 함께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당정이 하나가 돼 똘똘 뭉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동단결'을 강조했다.


그러나 MB 바람과 달리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엔 갈등의 불씨가 늘어나는 모양새다. 여권 관계자는 "용산과 여당이 건강하고 생산적으로 밀고 당기며 동행해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며 "지금은 당정관계에 스트레스가 쌓이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가 더 문제"라며 "두 사람이 적당히 스트레스를 풀지 않고 각자 '마이웨이'를 하면 충돌과 불화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자중지란과 내분이 예상되는 시나리오다. 

 

한 대표가 야권이 임명 철회를 요구하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두둔하지 않은 것도 주목된다. 그는 "인사에 대해선 여러 가지 찬반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채해병 특검법'은 시한폭탄이다. 한 대표는 대법원장 등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을 제안했는데 당내 반론이 상당하다. 

 

친윤계 추경호 원내대표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오고 나온 뒤 '제3자 추천' 방식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각차가 있다.

 

광복절 특사 명단에는 청와대 조윤선·현기환 전 정무수석, 안종범 전 정책수석, 원세훈 전 국정원장, 권선택 전 대전시장 등 여야 정치인과 경제인, 서민생계형 형사범 등 총 1219명이 포함됐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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