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부정선거 의혹' 음난가그와 대선 승리
권라영
| 2018-08-03 11:11:06
야당 지지자 시위…군 강경 진압으로 6명 사망
아프리카 남부 짐바브웨 선거관리위원회가 3일(현지시간) 에머슨 음난가그와(75) 임시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선거 개표 과정에서 제기된 부정선거 의혹이 유혈사태로 번져 현재까지 6명이 숨진 가운데 야당인 민주변화동맹(MDC)은 선거를 '사기극'으로 규정하는 등 혼란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 AFP, 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짐바브웨 선관위는 음난가그와 대통령이 대선에서 50.8%의 득표율을 기록해 44.3%를 득표한 넬슨 차미사(40) MDC 대표를 누르고 승리했다고 발표했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이 1차 투표에서 득표율 50%를 간신히 넘겨 2차 선거는 치러지지 않는다.
선관위원장 프리실라 치굼바는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의 에머슨 음난가그와를 짐바브웨의 대통령으로 선언한다"고 밝혔다.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작년 11월 초 갑자기 부통령에서 해임된 뒤 해외로 도피했다가 37년간 장기집권한 로버트 무가베(94) 전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사임하자 임시 대통령에 올랐다.
선관위의 개표 결과 발표 직후 음난가그와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비록 우리가 투표소에서는 나뉘었을지라도 우리의 꿈은 하나"라며 "이는 새로운 시작이다. 이제 함께 평화와 통합, 사랑 안에서 손잡고 함께 모두를 위한 새로운 짐바브웨를 건설하자"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MDC 측은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MDC의 대변인 모르겐 코미치는 대선과 총선이 사기극이며 "모든 일이 불법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면서 선거 결과를 법정에서 다투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짐바브웨 대선과 총선이 동시에 실시된 뒤 개표 결과를 둘러싸고 여야 간 대립이 이어졌다.
선관위는 1일 총선에서 의회 전체 210석 가운데 집권당인 ZANU-PF가 144석, MDC가 61석을 확보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선 결과는 발표를 미뤘다.
차미사 대표의 지지자들 사이에서 집권당이 부정선거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지자 수백명은 이날 수도 하라레에서 부정선거 의혹에 항의하며 거리시위를 벌였다.
시위 강제 진압을 위해 투입된 군인이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현재까지 최소 6명이 숨졌다.
한 시위 참가자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는 평화적인 시위를 하고 있다가 군인들한테 맞았다"며 "이것이 우리 정부이고 우리가 변화를 원하는 이유다. 그들(정부)은 우리 선거를 도둑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짐바브웨 영국대사관은 성명을 내고 "보안병력이 지나치게 많은 물리력을 사용했다"고 비판하면서 짐바브웨의 모든 정치 지도자들이 긴장을 고조하거나 폭력을 부추기는 행위를 피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미국, 아프리카연합(AU) 등 외국의 선거참관단도 2일 공동성명을 통해 짐바브웨군과 경찰에 물리력 사용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대선은 37년간 장기집권한 무가베 전 대통령이 작년 11월 군부 쿠데타로 퇴진한 후 치러진 첫 선거인 만큼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정권 교체 이후에도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고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으로 유혈사태가 발생하면서 국제사회에서는 짐바브웨 정부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KPI뉴스 / 권라영 기자 ry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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