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안 부결 호소로 단식 진정성 의구심 자초
박지은
pje@kpinews.kr | 2023-09-21 11:41:12
이원욱 "李 사과도 없이 말뒤집어…개딸외 누가 신뢰를"
김준일 "입원 李 2100자? 미리 쓴 것…스스로 허물어"
여론조사공정···"단식 진정성 공감 안돼" 51.6% vs "공감" 41.9%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 20일 자신의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켜달라고 호소한 것이 역풍을 부르는 조짐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단식의 '진정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어서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사법 리스크에 대한 방탄을 위해 단식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병원에 입원 중인 이 대표는 단식 21일째를 맞아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자신의 결백과 체포동의안 부당성을 주장하는 장문의 입장문을 냈다. 분량이 200자 원고지 10장에 달한다. 미리 써놨을 가능성이 높아 단식 명분을 떨어뜨렸다는 관측이 적잖다.
정치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21일 CBS라디오에서 “어제 SNS에 (이 대표가) 올린 메시지가 역풍이 생각보다 상당한 걸로 보인다”며 "저거(메시지) 나온 후에 저는 어떤 심리적인 분당 사태로 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에 대표 연설 때 원고에도 없던 즉석 발언으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했지 않나. 그러니까 당연히 이번에 단식을 들어가면서 ‘또 방탄 단식 아니냐’ 할 때 체포동의안이 오면 가결을 호소할 거라고 봤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그런데 저렇게 부결 호소문을 낼 거라고 누가 생각을 했겠나”라며 “(의원들은) 깜짝 놀라는 분위기이다. 거기서 심한 표현은 ‘아이고 본인이 더는 당 같이 못 하겠다’는 얘기들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가결하면) (이 대표의) 정치 생명을 끊어놓겠다고 그러는데 가결할 사람이 굳이 의원총회에서 (앞으로) 나가서 그(가결시킨다는) 발언들을 안 하지, 하겠나”라며 "가결 가능성도 좀 있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에서 “갑자기 부결해 달라고 하니 황당하고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 대표는 지난 6월 국민에게 생중계되는 자리에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라고 얘기했다”며 “정치인의 말은 법과 같다. 말을 바꾼다고 한다면 ‘미안하다. 그때는 이러이러한 상황이었다’고 철저하게 반성해야 신뢰가 찾아진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대표가 말을 바꾼 이유와 관련해 “체포동의안 자체가 두려웠던 것 아니겠는가”라며 “그런 두려움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역시 개딸 등 강성 팬덤들뿐이 없다’, ‘나 이제 안 갈 테다’, 그러니 ‘나에 대해서 뭐라고 혹시 가결 표결이 예상되는 의원들을 색출해 겁박해라’ 이런 의미”라고 짚었다.
이 의원은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지지자 말고 이재명 대표의 말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YTN라디오에서 "어제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는데 2100자였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제가 신문에 4주에 한 번씩 칼럼을 쓰는데 정확하게 2100자로 아무리 짧아도 3시간, 고민하면 반나절에서 하루가 걸린다"며 "이 대표는 지금 누워서 말도 못하고 있는데 (2100자나 되는 글을) 언제 썼냐"고 했다.
그는 "그러니까 이건 미리 써놓은 것"이라며 "그러면 단식(명분을) 결국은 본인 스스로 허물어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왜 그런 악수를 뒀냐, 이 대표가 마음이 굉장히 급하다고 추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론조사공정㈜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 단식의 신뢰성과 진정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물은 결과 51.6%가 "공감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공감한다"는 응답은 41.9%였다. 격차는 9.7%포인트(p)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이는 6.5%였다.
이번 조사는 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8, 19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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