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주의 주마등] 샛강다리 자전거 (feat. 청개구리 어른들)
김윤주 기자
kimi@kpinews.kr | 2024-08-23 14:56:17
사람 위협하는 자전거족, 탑승 금지 안내문에도 '씽씽'
가만보면 법 안지키는 건 아이 아닌 청개구리 어른들
▶대부분 '걸어서 출근'한다. 빡빡한 일상에서 따로 시간 내지 않아도 '운동'을 할 수 있다. 집에서 회사까지는 도보 40분 거리다. 걸어야만 보이는 '예쁜 풍경'은 덤이다. 간판 구경하다 발견하는 '맛집'은 행운이다. 짧은 여정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단연코 '샛강다리(문화다리)'다. 여의도로 가는 전환점이자 자연과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뷰 맛집'이다. 매일 그곳에서 풍경을 감상하며 작은 위안을 얻는다. 그러다 '덜컹' 소리에 뒤를 돌아본다. 어김없이 '자전거'다.
▶'자전거가 어때서'라고 묻는다면 오산이다. '샛강다리 위 자전거'는 문제가 된다. 정확히는 자전거를 '타면' 안된다. 끌어야 한다. 샛강다리는 '보행자 전용 도로'다. 자전거는 법규상 '차'로 분류된다. 고로 이곳에선 '타면' 안된다. 몰라서 '타고' 건넜다면 조금 납득이 된다.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기 쉽지 않다. 샛강다리에는 '자전거 탑승 금지'라는 안내문이 바닥·측면 여기저기 붙어있다. 이해를 위한 서술형 '설명문'부터 대문짝만한 '경고문'까지 다양하다. 그럼에도 일부 자전거족은 '씽씽' 달린다. 가끔은 킥보드까지 '쌩쌩' 달린다.
▶이해는 간다. 샛강다리의 총연장은 324m다. 길고 길다. 자전거를 끌고 건너기에 힘들 수 있다. 날씨까지 더우면 더 싫을 수 있다. 게다가 과거엔 '자전거 탑승 금지'가 아니었다고 한다. 2015년쯤 표지판이 생기고 경찰이 단속에 나섰다고 한다. '자전거족'으로선 불편해진 게 사실이다. 나도 자전거 타고 출근해 봤기에 그 마음을 잘 안다. 자전거 탄 날엔 가장 좋아하던 '샛강다리'가 '지옥다리'처럼 느껴졌다. 육중한 자전거를 끌고 가려니 너무 힘들고 더웠다. 하지만 어쩌겠나. 불편해도 '법'은 '법'이다. 대책을 요구할 순 있지만 법을 어겨선 안된다. 참고로 자전거 타다 걸리면 범칙금 2만원이다.
▶가만 보면 어른이 더 말을 안 듣는다. 무단횡단하는 사람 대부분은 '어른들'이다. 그럴 때마다 아이가 "왜 저 사람은 빨간 불에 건너요"라고 물으면 할 말이 없다. "바빠서 그랬나봐" 하기에는 "너도 바쁠 땐 빨간 불에 건너가도 돼"라고 '묵인'하는 것 같다. 그래서 말을 삼킨다. 에스컬레이터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이에게 "도착할 때까지 가만히 있어야 돼"라고 말하면 옆에서 어른들이 뛰어 올라간다. 참 아이러니하다. 아이들에겐 '바름'을 요구하고 온갖 규칙을 알려주면서 정작 자기들이 안 지킨다. 아이들은 배우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 어기면 큰일 나는 줄 안다. 반대로 어른들은 '큰일이 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긴다. 어쩌면 '청개구리'는 어른들이 아닐까. 하라는 대로 하던 올챙이들이 커서 다 청개구리가 됐나 보다.
KPI뉴스 / 김윤주 기자 kim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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