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이한 인식에 역풍 맞는 尹 기자회견…지지율 23%, 4%p↓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 2024-08-30 11:50:19

尹, 의료마비 관련 질문 기자에 "현장 가봐라. 원활하다"
4월 이후 병원 방문 無…野 "뺑뺑이 없다 얘기하면 천벌"
이준석 "尹, 믿고 싶은 대로 믿어"…與서도 "현장 힘들다"
한국갤럽…與 지지층서 6~10%p 급락, '의료 대란' 원인

윤석열 대통령의 29일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이 역풍을 맞고 있다. 상황 인식이 현실과 동떨어져서다. 특히 의료 공백 사태에 대해선 안이함도 드러냈다.

 

30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급락했다. '의료 대란'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날 회견에선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른 의료현장 마비 사태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의료 현장을 한 번 가보는 게 제일 좋을 것 같다"며 "특히 지역의 종합병원 등을 가보라"고 답했다. 이어 "여러 문제가 있지만 일단 비상 진료체제가 그래도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정브리핑에 이어 기자회견을 하며 웃고 있다. [뉴시스]

 

많은 언론은 "응급실이 응급상황"이라며 현장의 위기 상황을 잇달아 보도했다. 기자는 이를 들어 질문했는데, 윤 대통령은 되레 "현장을 가보라"고 했다. 또 기자를 향해 "의대증원에 대해 완강히 거부하는 분들의 주장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윤 대통령은 "저는 의료 현장을 많이 가봤다"며 "지역종합병원이라든지 또는 전문병원이라든지 상급 병원이라든지 많이 다녀봤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병원 5곳을 찾아 현장을 점검한 시기는 지난 4월이었다. 이후 병원 방문 공식 일정은 없었고 넉달 동안 의료 현장은 나빠질대로 나빠졌다.

 

야당은 윤 대통령을 험악하게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지금 응급실은 뺑뺑이 상황"이라며 "증상이 심각한 분들이 골든타임을 놓친 가족들의 분노와 아픔이 쌓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응급실 뺑뺑이 사태에 대해 전혀 문제가 없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하거나 얘기한 분들은 천벌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실제 상황이 주변에서 다 확인되고 있는데 '옛날에도 그랬다. 아무 문제 없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정말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은 벌거벗은 임금님이냐"라고 조롱했다. 박 의원은 "도대체 대통령이 사는 나라는 어디인가. 아니면 대통령은 응급실 갈 일이 없어 현실 세계를 전혀 모르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의료대란은 이제 재난 수준"이라며 "지난 2월부터 응급실 뺑뺑이로 목숨을 잃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유체이탈"이라며 "윤 대통령은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애초에 이걸 시작한 것 자체가 득표전략이었고 포퓰리즘이었다"며 "솔직해져야 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유의동 여의도연구원장은 SBS라디오에서 "(의료) 현장은 생각보다 많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원장은 "의료 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국민들도) 동의했다고 본다"며 "다만 그것을 적용하는 과정에 있어 예기치 못했던 이런저런 문제점들이 도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갤럽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지지율)는 23%로 나타났다. 지난주와 비교해 무려 4%포인트(p)나 떨어졌다. 

 

대통령 지지율은 불통·독선적 국정 운영에 대한 심판 민심이 반영된 4월 총선 이후 다섯 달째 20%대에 머물고 있다.

 

▲자료=한국갤럽

 

의료 대란에 대한 불안감이 극심한데 의정갈등 해법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이 불거져 전통 지지층에서 지지율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70대 이상에서 10%p, 보수층에서 6% 빠졌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7%p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3%p 오른 66%였다. 부정 평가 이유는 △경제·민생·물가(14%) 의대 정원 확대, 소통 미흡(8%) 독단적·일방적(7%) 등이다.


의대 정원 확대를 꼽은 응답은 전주 대비 6%p 늘었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두고 충돌한 탓으로 풀이된다. 핵심 지지층인 TK(대구·경북) 지역에서도 부정 평가(51%)가 긍정 평가(37%)를 앞섰다.
 

이번 조사는 지난 27~29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2.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고.

 

KPI뉴스 / 허범구 기자 hbk100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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