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만난 '천아용인', 신당 합류하나…李 "동참할 與의원 있다"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2023-11-12 11:23:19
“그때 그 각오” "앞으로의 작전 이해간다" “어렵기에 한다"
李 "與 현역의원 중 신당 함께 할 사람? 당연히 있다"
홍준표 "대구, 李 바람 불지 않을 것"…묘한 신경전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 창당 준비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자신과 가까운 '친이계' 인사를 만나 결속을 다지고 당내 '현역의원' 신당 동참 가능성을 흘리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1일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과 회동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지난 3월 전당대회 때 당대표·최고위원에 도전했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이 전 대표가 선거를 지원했던 인사들로, 대표적인 친이계로 꼽힌다.
이들 4명은 전날 오후 10시 50여 분을 전후로 페이스북에 일제히 게시글을 올리며 '단합'을 과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 전 대표를 포함한 5명이 회의하는 듯한 사진을 공유하며 “만나서 이야기했다. 앞으로의 작전이 이해가 간다”고 썼다. 허 의원은 지난 전대를 떠올리는 듯 “그때 그 각오, 그때 그 마음으로”라고 적었다.
천 위원장은 “여러 갈래의 길이 있을 때는 항상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 이 도의원은 “그것이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로 하는 상황에서 천아용인이 전격적으로 뭉친 데다 동시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 건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하겠다는 시그널로 풀이된다. 천아용인의 '이준석 신당' 합류 시나리오가 그려진다.
특히 천 위원장의 '달라진 입장'이 눈길을 끈다. 그는 지난 10일 KBC광주방송에서 “지금 상황에서는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해 확립이 안 된 상황에서 (합류 여부를) 얘기할 수는 없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또 “이 전 대표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비슷한 말을 했지만 신당 지지율은 허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런데 하루 만에 이 전 대표와 만나고 "항상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는 다짐을 한 건 신당 합류 쪽으로 마음을 바꾼 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천 위원장은 김기현 대표가 취임 초 포용하려고 공들였던 대상"이라며 "그런 만큼 천 위원장 '변화'가 예사롭지 않다. 5명이 의기투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KBS라디오에서 “지난번에 천아용인팀이 전당대회에 나가 당원의 한 15~18% 정도 사이의 표를 얻었다면 당원만 해도 최소 저희와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 10만 명을 넘는다는 거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천아용인 득표력을 평가하며 정치적 행보를 같이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 함께할 사람이 있을까’라는 진행자 질문에 “당연히 있다 본다”고 답했다.
허 의원은 국민의힘 현역의원이지만 비례대표다. 신당에 합류하려고 자진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는다. 국민의힘이 허 의원에 대해 출당 조치를 해야 하는데, 그럴 확률은 희박하다. 그렇다면 허 의원 말고 신당 합류를 희망하는 지역구 의원이 있다는 얘기다.
이 전 대표가 대구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TK(대구·경북) 맹주를 노리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대구에 출마할 것이냐'는 질문에 "만약 가장 어려운 과제라면 저는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자신이 추진하는 신당에 대해 언론이 '영남에 기반을 둔 신당'이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선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지금까지 정치하면서 적어도 도전을 회피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가장 어려운 영남 도전도 할 수 있다는 얘기이지, 사실 영남 신당은 시대착오적"이라고 덧붙였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윤석열 정권은 대구시 정책을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있고 이준석은 대구와 전혀 연고가 없다. 같이 거론되는 유승민은 아직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있다"며 "따라서 대구에서 이준석, 유승민 바람은 전혀 불지 않을 거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구에서 18대 친박연대 바람이 분 것은 친이계의 공천 학살과 유력한 차기 주자인 박근혜 의원이 있었기 때문인데 이준석 신당은 전혀 대구 민심을 가져갈 만한 하등의 요인이 없다"라고도 했다.
홍 시장은 "상황인식의 오류이고 정세 판단의 미숙이다. 현실을 무시하는 바람만으로 현 구도를 바꾸기는 어렵다"며 "비례대표 정당에 올인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충고했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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