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라 상자 열렸나?" 유전자 편집 논란 증폭
윤흥식
| 2018-11-29 10:20:53
해외 과학자들 "의학적, 도덕적으로 문제" 비판
세계 최초로 '유전자 편집 아기' 출생을 주장한 중국 교수가 이번엔 '유전자 편집 아기' 임신 가능성을 언급했다.
28일 홍콩에서 발행되는 헤드라인 데일리는 제2회 국제인류유전자편집회의에 참석한 중국 선전 남방과학기술대의 허젠쿠이 교수가 패널로부터 "또 다른 유전자 편집 아이의 임신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허 교수는 지난 26일 유전자 편집을 통해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전자를 제거한 쌍둥이를 출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언론에 공표했다.
유전자 편집이란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를 활용해 에이즈 등 난치질병에 면역력을 갖도록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조작하는 기술을 가리킨다. 그러나 아직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데다, 생명윤리 저촉 소지도 있어 각국이 인간에 대한 시도를 금지하고 있다.
허 교수팀은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HIV에 대해 양성반응을 보인 불임부부 일곱쌍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 이 중 한 부부가 홍콩에서 '룰루'와 '나나'란 이름의 쌍둥이 여아를 건강하게 출산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과학기술부는 "연구 목적의 인간 배아세포 유전자 편집은 14일 이내만 허용된다"며 "유전자 편집 아기가 태어난 것이 사실이라면 규정 위반으로, 중국 법률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고 발표했다.
중국과학원도 성명을 내고 "이론과 기술이 불완전하고 위험이 통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리와 법률이 금지하고 있는 태아 유전자 임상시험을 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중국 당국이 승인받지 않은 유전자 편집을 불법으로 규정한 가운데 허 교수팀이 또 다른 유전자 편집 아기가 임신됐을 수 있다고 밝힙에 따라 윤리적, 도덕적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논란의 당사자인 허 교수가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서는 사과하지만 내가 이룬 업적에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낀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자 중국 내에서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1975년 노벨 의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볼티모어 박사는 "아직 해결할 문제가 남아 있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인간에 직접 실험한 것은 의학적으로는 물론 도덕적으로도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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