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주의 주마등] 순살 아파트 쿠폰
김윤주 기자
kimi@kpinews.kr | 2024-08-09 16:04:14
LH직원들, 전관업체에 상품권·현금 등 받고 의혹 눈감아
'공짜 쿠폰 순살 치킨'처럼 완성된 순살 아파트 사라져야
신도시 땅 투기 의혹 등 논란 끊이지 않는 LH 각성했으면
| ▲ 순살 아파트 쿠폰을 형상화한 모습. 감사원이 8일 공개한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LH는 전관업체의 부실 시공을 눈 감아줬고 그 대가로 상품권·현금이나 골프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윤주 기자]
▶'집'은 평생의 숙제이자 꿈이다. 우린 어떻게 '살지(buy)'와 어디에 '살지(live)'를 늘 고민한다. 집을 사고 파는 게 인생의 한 관문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집은 '돈'도, '빚'도 돼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아파트 청약·매매에 공들이는 이유다. 학군·직장과의 거리·편의시설·교통·분위기·가격 변동성 등 모든 걸 따진다. 노력해 얻은 집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 귀한 집에 지난해 생각지도 못한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다. '순살 아파트'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감사원 보고서가 공개됐다. 모든 문제는 '전관(前官)'에서 비롯됐다. LH에서 퇴직한 수많은 인원은 설계·감리 관련 업체에 재취업했다. LH는 '쓸데없이' 다정했다. '전관'이라 불리는 퇴직자의 회사를 좋게 '보고' 나쁜 걸 '봐줬다'. 전관 업체들은 '보답'을 했다. LH 직원들에게 상품권·현금을 주고 '골프 접대'를 했다. 그렇게 상부상조한 덕분에 '순살 아파트'가 탄생했다. 철근이 빠지고 건물이 무너졌다. 그들은 입주민들의 안녕 따윈 관심 없었다. 자신들의 '유흥'에만 골몰했다.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문제를 그렇게 처리했다. 자기 집이 아니기에 안일했고 악습처럼 '전관예우'만 챙겼다. 이번만큼은 '한국인의 정'이 정겹지 않고 역겹다.
▶이번 '순살 아파트' 사태를 보니 자연스레 '순살 치킨'이 떠오른다. 우리 동네 작은 치킨집은 쿠폰을 주고 시킬 때마다 도장을 찍어준다. 10개가 모이면 '순살 치킨' 1마리를 공짜로 준다. '순살 아파트'도 다를 바 없다. LH는 대가를 받고 전관 업체를 봐줬다. 그럴 때마다 '부실 시공' 마일리지가 쌓였다. 공짜 순살 치킨처럼 '순살 아파트'가 탄생했다. 하나는 맛있고 또 하나는 위험하다는 게 다른 점이다. 또 마일리지를 쌓은 LH가 대가를 치르는 것이 아닌, 죄 없는 입주민이 그걸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감사 결과'가 아니다. '개선 방안'이다. 국민들은 '순살 아파트' 사태로 LH를 불신하고 있다. 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는 여전히 블랙리스트처럼 떠돌아다닌다. 시공사도 눈총을 받고 있다. LH는 감사 결과에 따라 엄정히 처분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믿을 수 없다. LH 관련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LH는 2021년 전·현직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사건으로 물의를 빚었다. 그때도 '쇄신'을 공언했으나 또 이런 일을 일으킨 것이다. 비리가 터질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때운 탓이다. 이번만큼은 제대로여야 한다. 유착·특혜의 고리를 끊어내고 또 다른 문제가 없는지 살펴야 한다. LH 퇴직자들의 '인생 2막'이 애꿎은 입주자들의 '인생 막막'을 만들어선 안된다.
KPI뉴스 / 김윤주 기자 kimi@kpinew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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