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바보처럼 걸어보아요"
윤흥식
| 2018-10-24 10:15:43
SNS 통해 소식 확산되며 일약 관광명소 부상
괴상한 자세로 걸어야 하는 '바보 횡단보도(Silly Walks)'가 만들어져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23일 BBC 방송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인근의 작은 마을 스피케니세에 최대한 괴상한 자세로 걸어야 하는 '바보 횡단보도(Silly Walks)'가 만들어져 주민과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횡단보도는 지난 1969년부터 1974년까지 BBC를 통해 방송된 코미디 프로그램 '몬티 파이선의 날아다니는 서커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졌다.
시대를 앞서간 부조리 코미디이자 정치풍자극이었던 '날아다니는 서커스'에는 정부가 임의로 사람들을 뽑아 우스꽝스러운 걸음걸이에 대해 연구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명칭은 '바보 걸음부'이다.
이 코미디 프로그램에 정부 관리로 출연했던 코미디언 존 클리스는 발을 어깨까지 들어올리는 괴상한 걸음걸이로 인기를 끌었고, 이 장면은 이후 유럽 각국의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으며 무수한 패러디를 낳았다.
'날아다니는 서커스'의 '광팬'이었던 스피케니세 주민 알로이 비질씨는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실제로 바보 횡단보도를 설치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이를 지방의회에 건의했다.
앨더만 미즈난 지방의회 의원이 비질씨의 아이디어를 반기며 시내에서 시범운영을 해보자고 동료의원들을 설득함에 따라 마을에서 가장 붐비는 장소에 바보 횡단보도가 만들어지기에 이르렀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SNS를 통해 바보 횡단보도 설치소식을 접한 사람들이 각지에서 몰려들면서 스피케니세 마을은 하루 아침에 관광명소가 됐다.
지방의회 측은 "비록 우스꽝스런 자세로 횡단보도를 건넌다 하더라도 교통 법규는 계속 준수해야 한다"며 "만의 하나라도 안전문제가 제기된다면 횡단보도를 즉시 원래대로 복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캐나다와 노르웨이 등에서도 재미삼아 바보 횡단보도를 설치했던 적이 있다. 그러나 지방의회가 나서 정식으로 표지판을 설치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몬티 파이손의 날아다니는 서커스'는 첫 방송으로부터 4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네덜란드에서 여전히 사랑받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자 존 클리스는 2년 전 에인트호번 시에서 '바보 걸음부' 벽화 전을 열기도 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바보 횡단보도 설치를 계기로 더 많은 몬티 파이손 관련 축제들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윤흥식 기자 jardi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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