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성윤 "한동훈, 尹 넘기 힘들다…거역한 적 없기에"
서창완
seogiza@kpinews.kr | 2024-01-24 16:10:44
"金여사 명품백 수사 간단…'왜 받았나' 규명하면 돼"
출마용 사표?…"모든 가능성 열어놔, 결정된 것 없다"
수필집 펴내…"유배지서 정약전·김정희 심정으로 써"
"윤석열-김건희 특검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이게 정의고 시대정신이다."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지난 23일 서울 시내 모처에서 UPI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여권을 성토했다. 이 위원은 야권이 공동 발의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특검법)의 대상에 윤석열 대통령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국정농단 사건' 당시 특검이 최 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경제적 공동체로 묶은 것을 예로 들며 "김건희 여사 잘못에는 윤 대통령도 책임이 있으며 헌법상 (재임 중 윤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힘들지만 수사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검찰국장·서울중앙지검장 등을 지낸 이 위원은 지난 8일 법무부에 사표를 낸 뒤 윤 대통령을 직격하고 있다. 4·10 총선 출마를 준비하며 선명성을 부각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위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서울중앙지검장까지 맡을 정도로 '잘나가는 검사'였다. 검찰총장 물망에도 올랐으나 그게 끝이었고 정권 교체 후 좌천 인사를 당했다.
그와 윤 대통령은 서로를 너무 잘 안다. 사법연수원(23기) 동기일뿐더러 같은 반, 같은 조에서 공부했다. 평검사 시절 사석에서 두 사람은 형-동생 사이였다. 하지만 검찰 개혁 해법을 놓고 갈라섰다.
이 위원은 사표 제출이 총선 출마를 위한 것이냐는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김건희 특검법) 특별검사로 지명되는 '기적'이 일어난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의 손에는 최근 펴낸 책 '꽃은 무죄다'(아마존의나비 출간)가 들려 있었다. 이 책은 휴대전화 하나 달랑 들고 전국 산천을 다니며 찍은 '내 맘대로 야생화 수필집'이다. 책에서 그는 "유배지에서 정약전과 김정희 선생이 책 '자산어보', 그림 '세한도'를 쓰거나 그린 심정으로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한 여권 갈등은 어떻게 보나.
"김건희 특검법은 국민이 윤 대통령 부인을 수사하라고 통과시킨 법이다. 아무리 검사라도 이해관계가 충돌하면 수사 지휘를 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런 면에서 거부권 행사는 뻔뻔하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명품백 수수, 코바나콘텐츠 사건 등을 종합한 '윤석열-김건희 부부 특검'을 추진해야 한다.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을 기소할 때도 논리는 '경제 공동체'였다."
-문재인 정부 당시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왜 이제 특검을 추진하느냐는 주장도 있다.
"당시 검찰총장이 윤 대통령이라는 걸 빼고 하는 얘기다. 그 얘기 들을 때마다 피가 거꾸로 솟는다. 서울중앙지검장에겐 인사권과 수사 배정권이 없다. 윤 대통령은 당시 저한테 막말("니가 XX에 뵈는 게 없냐")하던 사람이다. 그러니 일반검사는 얼마나 부담이 컸겠는가. 당시 저는 수사 초기 단계에 일일이 확인, 지시, 설득해 자료를 확보했다. 후임 검사장이 공범을 수사해 5명 정도를 구속했다. 공범 재판 과정에서 김 여사 관련 계좌와 이익금, 정황이 나왔다."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를 사과하고 돌려주면 된다는 주장에 대해선.
"사건의 본질은 진짜 받았느냐, 왜 받았느냐다. 몰카 공작은 몰래 찍어 악용한다는 건데, 수사에도 함정수사란 게 있다. 범죄 생각이 없는데 생각을 유발시키는 걸 '범의유발'이라고 한다. 범죄 할 생각이 있었는데 기회만 제공하는 건 '기회제공형'이라고 한다. 수사에서 기회제공형은 허용된다. 이 부분에 맞춰 수사하면 어렵지 않다."
-최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정면충돌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만나 갈등을 봉합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기본적으로 한 전 검사(한 위원장)가 윤 대통령을 넘어서긴 어려울 거다. 한 번도 거역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누가 그러더라. 내용이 어떻든 이후 윤 대통령은 레임덕(임기 말 권력 누수)이 아니고 데드덕(레임덕보다 더 심각한 권력 공백)을 겪게 될 거라고. 나도 동의한다."
-'꽃은 무죄다'가 책 제목이다. 꽃은 누구인가.
"우리 국민이다. 이제 검찰은 공포의 상징이 됐다. 검찰 개혁은 국가적 문제다."
-검찰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니다. 꽤 있다. 다만 말을 못 할 뿐이다.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다들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모 시사주간지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 70%가 '검찰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참담하다. 작년에 그만둔 검사장이 그런 발언을 했다더라. 앞으로의 위기는 기존 위기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존폐와 관련된 것이다."
-최근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특수부를 과거 군에 있던 '하나회'로 비유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국장으로 재직했는데, 왜 견제를 못 했나.
"검사만큼 인사에 민감한 조직이 없다. 나중 검사를 그만뒀을 때 평가받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골고루 인사하는 탕평 인사 원칙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검찰국장 때 검찰 인사를 진행하지 못해 아쉽다. 갔을 때 이미 인사가 나 있었다."
-희망하는 출마 지역은 어디인가.
"결정된 건 없다. 반드시 윤석열 검찰 정권을 청산하고 윤석열-김건희 부부 종합 특검을 해야 한다. 헌법상 현직 대통령도 수사할 수 있다. 진실규명이 목적이다. 나머지는 수단일 뿐이다."
KPI뉴스 / 서창완 기자 seogiz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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