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일주일 넘었는데…정점식에 발목잡힌 '한동훈호' 출항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8-01 11:16:05

韓 "당직 인사, 당 변화·민심 받들어 잘 진행하겠다"
鄭, 최고위서 "발언하지 않겠다"…거취에 침묵 일관
친한계 "교체 원한다"…친윤계 "사퇴압박 뺄셈정치"
이준석 "그냥 임명하면 끝인데 우물쭈물하니 대치"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일 당직 인사와 관련해 "우리 당의 변화와 민심을 받들어 차분히 잘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다.

 

한 대표는 "더 상세히 말씀을 드리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구체적 언급을 꺼렸다. '변화와 민심'을 내세운 건 '황우여 비대위' 시절 임명된 정점식 정책위의장 교체를 시사한 대목으로 여겨진다. 정 의장이 당 주류인 친윤계라는 점에서 새 인물을 발탁하겠다는 한 대표 의지가 읽힌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가 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정점식 정책위의장. [뉴시스]

 

한 대표는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과 비공개로 회동하고 하루 뒤 정 의장과 만났다. 같은 날 서범수 사무총장은 당대표가 임면권을 가진 주요 당직자들의 일괄 사퇴를 요구했다. 정 의장 사퇴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정 의장 거취는 9명의 최고위원단 계파 비중을 좌우하는 것으로 당직 개편의 핵심이다. 정책위의장은 당연직 최고위원이다. 한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에다 새 정책위의장에 친한계를 기용하면 의사결정을 주도할 수 있다. 7·23 전당대회로 출범한 새 지도부에 한 대표 포함 친한계 최고위원이 5명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정 의장 거취를 놓고 계파 간 세대결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길어지면 한 대표에겐 정치적 부담이다. 리더십이 도마에 오를 수 있다.

 

박정하 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당직 개편과 관련해 "전대가 끝난 지 제법 됐다"며 "최대한 빨리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의장이 굉장히 온화하고 합리적인 분이니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데 공간을 만들어주시는 것에 대해 숙고해 말할 것이라고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박 실장은 서 사무총장의 당직자 일괄사퇴 요구에 대해선 "(사퇴 대상) 범주를 넓혀 (정 의장의) 부담을 좀 덜어드리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친한계 진영에선 정 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정성국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한 대표는 사실 (정 의장) 교체를 원하시고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대표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입장이냐'라는 질문에 "그게 최전제이고 가장 중요한 전제"라며 "(친윤계 의원들이 반발을) 공개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친윤계 쪽에선 한 대표를 저격하는 발언이 나왔다. 

 

조정훈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뺄셈 정치가 아니라 덧셈 정치를 하고 싶다'고 여러 번 이야기 했다"며 "사퇴하라는 압박 뉴스는 뺄셈 정치로 보일 가능성이 너무 크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당헌·당규상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협의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독단적으로 해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립적인 김용태 의원은 KBS라디오에서 "정책위의장 문제는 원내대표의 의사도 굉장히 중요하고 당대표께서 원내대표와 잘 원만하게 협의해 지혜롭게 하셨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정 의장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했지만 침묵을 지켰다. 그는 발언 순서가 되자 "오늘 발언하지 않겠습니다"라며 마이크를 넘겼다. '(일괄사퇴에 대해) 생각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도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사실상 사의 표명을 거절한 건가'라는 물음에도 함구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한동훈 체제가 출발부터 삐끗거리고 있다며 여당 내홍을 부채질했다. 대표 취임 1주일이 넘도록 정 의장 유임 여부를 놓고 파열음을 내고 몇몇 의원이 당직 제안을 거부했다는 말이 들린다는 게 이 의원 주장이다.


이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정점식 물러나라, 물러나지 말라가 논란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점식 의원 신경 쓰지 않고 한 대표가 그냥 누구 임명할 것인지 밝히면 되는데 '제발 물러나 주십시오' '물러나시면 제가 임명' 이런 것 자체가 지금 뭔가 꼬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물쭈물하니 강대강 대치처럼 되고 있다"며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된다. 원래 대표는 그러라고 뽑아준 자리"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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