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하위 10% 통보받아"…비명계 "공천 학살" 우려↑
박지은
pje@kpinews.kr | 2024-02-20 10:58:53
김영주 이어 비명계 또 사실상 컷오프 통보…반발 확산
'비명 학살' 지적에 이재명 "제가 아끼는 분도 많이 포함"
"투명공천 무너진 것 아닌가 우려…이재명 2선후퇴 논의"
더불어민주당이 현역 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20%, 10%를 받은 대상자를 통보하면서 4·10 총선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구을)은 20일 "어제 민주당 국회의원 의정활동 평가에서 하위 10%에 포함됐음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하위 20%' 통보를 받은데 이어 두번째다.
재선의 박 의원은 친명계의 일방적 당운영에 쓴소리를 자주 해온 비명계 대표 인물이다. 2021년 대선 후보 경선과 2022년 당대표 경선에서 이재명 대표와 경쟁한 바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계보로 분류되는 4선 중진 김 부의장도 비명계다. 하위 20%와 10% 대상자는 경선 득표율에서 각각 20%, 30%의 감산 불이익을 받아 사실상 컷오프(공천배제)로 받아들여진다.
박 의원 지역구에는 강성 친명계인 정봉주 의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해 공천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비명계 진영에서 "공천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와 반발이 확산 중이다.
박 의원의 대응은 김 부의장과는 달랐다. 김 부의장은 전날 "모멸감을 느낀다"며 탈당했다. 박 의원은 잔류 투쟁을 선택했다. "당에 남아 승리해 누가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지 보여드리겠다. 민주당이 정해놓은 절차에 따라 재심을 신청하겠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정당민주주의의 위기와 사당화의 위기에 빠진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 구당 운동을 하는 심정으로, 국민에게 사랑받는 민주당을 다시 복원하겠다는 정풍 운동의 각오로 오늘의 이 과하지욕(袴下之辱-바짓가랑이 밑을 기어가는 치욕)을 견디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 치욕을 국민에 공개하는 이유는 내가 받고 있는 이 굴욕적인 일을 통해 민주당이 지금 어떤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는가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당을 사랑하는 많은 분이 경각심을 가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나는 단 한 번도 권력에 줄 서지 않았고 계파정치, 패거리 정치에 몸을 맡기지 않았다"며 "그래서 많은 고초를 겪었고 오늘의 이 모욕적인 일도 그 연장선에 있을 것"이라는 진단도 곁들였다.
박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비명계란 낙인이 이번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역시 여러분들이 평가해달라"며 말을 아꼈다. '친명 의원들은 현역 하위 평가 명단에 포함이 안 된 걸로 알려졌다'는 지적에도 "소이부답"이라며 "여러분이 평가해달라"고만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당대표 경선, 대통령 후보 경선 과정이 이렇게 평가받는 건가 이런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는 전날부터 현역 평가 하위 20%, 10% 의원들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했다. 민주당이 '하위 20%'로 분류한 의원은 총 3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31명 대부분이 비명계 의원으로 알려졌다. 하위 10%에는 친명계가 전무하다는 전언이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다르게 1년 전부터 시스템 공천과 당헌·당규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비명계 공천 불이익 가능성을 일축했다. "저는 (하위 20%) 명단이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른다"면서다.
그는 "지금 여러 논란이 있는데 국민들은 새로운 정치를 원하고 공천 과정 변화를 원한다"며 "새롭게 태어나는 환골탈태를 위한 진통 정도로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명계가 하위 20% 명단에 많이 포함됐다'는 질문에 "아닐 것"이라며 "제가 아끼는 분들도 많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친문계 홍영표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환골탈태' 발언에 대해 "진통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아예 살 수 없는 진통도 있다"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비선, 밀실 사천 이런 얘기가 나오고 정체불명의 여론조사 등이 나오고 있다"며 "의원들이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이 무너진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는 빨리 종식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현역 배제 여론조사의 대상 중 한 명으로 전날 친문계 의원들과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친문 의원들과) 오늘도 만나고 계속 만나기로 했다"며 "(이 대표의 2선 후퇴 등) 의견을 모으는 과정으로 나중에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지은 기자 pje@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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