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에 서울시장 '명심'이?…李대통령 공개 호평 주목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2025-12-08 11:19:41

李대통령 "鄭, 잘하기는 잘하나 보다…저는 명함도 못 내밀듯"
구정 여론조사 만족도 92.9%…李, 민주당 대표 때도 鄭 칭찬
鄭, 내년 서울시장 후보 거론…"李 의중 내비쳤다" 정치적 해석
경쟁자 반발시 내홍 가능성…국힘 나경원 "李, 사전선거운동"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공개 칭찬했다. 성동구가 '2025 구정 정기 여론조사'에서 구정 만족도 92.9%를 기록한 것이 계기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엑스(X·옛 트위터)에 관련 기사를 게시하며 "정원오 성동구청장님이 잘하기는 잘하나 봅니다"라고 썼다. "저의 성남 시정 만족도가 꽤 높았는데 명함도 못 내밀듯…ㅋ"이라면서다.

 

▲ 이재명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인 2022년 11월 30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귀엣말을 듣고 있다. [뉴시스]

 

한국리서치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성동구 의뢰로 지난달 21~24일 구내 유권자 1500명 대상) 결과 응답자의 92.9%가 "성동구가 일을 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대표 때도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수도권에 진짜 잘하는 단체장들 많다"며 정 구청장을 앞세웠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정 구청장은 내가 봐도 진짜 잘한다"며 "나도 한때 성남시장할 때 잘한다는 소리 듣긴 했는데 그때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고 치켜세운 바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의 찬사는 그때와는 의미, 무게가 사뭇 다르다. 정 구청장이 내년 6월 서울시장선거 민주당 후보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정 구청장과 함께 민주당 박주민, 전현희, 서영교 의원 등이 후보군에 속한다. 범여권으로 범위를 넓히면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거론된다. 고만고만한 주자들이 난립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을 앞서는 경쟁력 있는 인물이 보이지 않아 여권 고민이 깊다.

 

그런데 이 대통령이 정 구청장을 호평하니 배경이 주목된다. 특히 정 구청장이 기초·광역단체장 등 행정을 통해 성과를 내고 효능감을 증명한 이 대통령과 같은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인지도가 점차 높아지는 상황이다. '리틀 이재명'이라는 비유도 나온다. 정 구청장도 "시민들이 저를 '리틀 이재명'이라 불러주는데 굉장히 영광스럽다"며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는 현재 수도권에서 유일한 민선 8기 3연임 기초자치단체장이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의중, 즉 '명심(明心)'을 이번에 내비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6월 5일 취임 이틀 만에 열린 첫 안전치안점검회의엔 정 구청장이 지자체장 가운데 유일하게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광역단체장을 포함한 대부분은 화상으로만 참여했다.

 

지난달 12일 중앙지방협력회의 오찬 때는 이 대통령이 자신과 같은 헤드테이블에 정 구청장을 앉혀 눈길을 끌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 계신 분 중에서 나중에 대통령 하실 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해 정 구청장을 띄우려는 모습으로 비쳤다.

 

여권 관계자는 "유력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이 이어지면 선거 과열과 부작용이 심각해 본선 경쟁력을 갈아먹는 요인이 된다"며 "선두가 부상해 일찍 교통 정리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민석 국무총리가 서울시장 후보에서 빠진 것도 명심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무총리실은 지난 1일 차기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를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문제는 특정 후보 편들기로 인한 공정성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경쟁자들이 반발하며 내홍이 격화할 수 밖에 없다. 그 불똥이 대통령실로 튀면 이 대통령에겐 부담이 가중된다.

 

정 구청장은 이날 자신의 X 계정에 이 대통령 칭찬을 공유하며 "원조 '일잘러'로부터 이런 칭찬을 받다니...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더욱 정진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또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서울시장 출마 결정 시점과 관련해 "구의회 예산안이 통과되는 12월 중순"이라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출마 결심을 굳혀가는 중"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사전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나경원 의원은 SNS를 통해 "이 대통령이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 인물을 노골적으로 띄우는 '선거 개입 신호탄'"이라고 지적했다.


나 의원은 "사실상 여당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한 명심 오더이자 대통령발 사전선거운동"이라며 "선관위는 이 사안을 엄중하게 들여다보라"고 촉구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5%포인트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