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균의 금융경제 읽기] 미국 국채금리 급등에서 읽어야 할 다섯가지
UPI뉴스
go@kpinews.kr | 2023-10-30 10:06:03
②연준 '높은 금리 장기화' 메시지 효과인가
③재정건전성·재정거버넌스 중요성 환기
④중동 위험과 공급측면 대처의 긴요함
⑤중립금리에 관한 재성찰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이번 달 5%를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장기 국채 금리의 급등이 초래하는 파장은 광범위하다. 세계 금융시장과 자산가격, 실물경제 등 금융경제 전반에 영향을 준다. 장기 국채 금리에 연동된 모기지와 회사채 금리가 덩달아 움직이고 주식평가 또한 달라질 수 있다. 경기회복을 늦추는 등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장기 국채를 보유한 금융기관과 투자가들에게도 손실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미 연준이 어떤 통화정책 결정을 할지에 대해서도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미 국채 금리 급등에서 어떤 것들을 읽어야 할까. 다섯 가지 포인트로 생각해 보자.
첫째, 금번 국채 금리 급등이 그간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사이클 속에서 긴축적인 금융상황이 꽤 진전되었음을 보여주는 표식(mark)과 같은 현상인지 여부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지난 2년 간 3%포인트 이상 올랐다. 특히 이번 달 중순 이후에는 4%대 중반에서 빠르게 상승하여 단숨에 5%를 돌파하는 등 급등했다. 이러한 높은 변동성은 시장을 놀라게 하여 장기 국채의 매각을 가속화하고 매수세를 위축시키게 된다. 게다가 연준이 시행해온 양적긴축(quantitative tightening, QT)이 시중 유동성을 줄이며 국채 수요를 감소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그간 긴축적 금융상황이 진전되었다면 이는 국채시장의 유동성을 압박하거나 시험대에 오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 결과로 국채 금리 급등이 초래된 것일 수 있다.
둘째, 연준이 지난달 정책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시사한 '높은 금리 장기화(higher-for-longer interest rates)' 메시지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을 가능성이다. 그래서 시장이 먼저 움직였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그 결과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고 할 경우 이번 주에 열리는 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의 향방이 어떻게 결정될지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예사롭지 않은 시장의 움직임과 함께 경제지표 등을 살피며 정책기조를 어떻게 이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통화정책에서 행동(action, 정책금리 인상) 없이도 오묘한(delphic) 커뮤니케이션만으로 장기시장금리를 이미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인가. 어떠한 결정을 내리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적어도 시장 혼란을 야기하는 커뮤니케이션만큼은 피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셋째, 장기 국채 금리 급등은 재정 건전성과 재정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새삼 환기시켜준다. 팬데믹 이후 위기 극복, 기후변화 대응 그린 에너지 전환 등 정부 역할이 커지면서 늘어난 재정지출 수요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와 높은 국가부채는 국채 발행을 늘리고 국채 금리를 끌어올리며 재정 건전성 우려를 높이는 요인이다. 이번 달 미 하원의장 해임 및 선출 과정에서도 극명히 드러난 정치 양극화에 따른 정치적 혼란, 반복되는 재정 거버넌스의 파행 등은 재정관리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재정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며 장기 국채 기간 프리미엄을 높여 그 금리를 상승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하게 된다.
넷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고조시키는 지정학적 위험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공급 요인 인플레이션, 그리고 공급 측면에 대처하는 정부 역량의 긴요함이다. 중앙은행이 직면하고 있는 결정적인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수요 사이클에 의해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중앙은행의 일상적인 통제 영역 밖에 있는 공급 요인에서 크게 비롯된다는 것이다. 지금 중동에서 전개되는 지정학적 위험의 그림자 또한 중앙은행의 빛을 가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와 함께 장기 국채 금리도 급등한 면이 있다. 공급 측면에서의 대처 역량은 균형 있는 외교 및 군사 정책, 공급망 구조재편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정부 적극주의(government activism)와 함께 조화롭게 발휘되어야 한다.
다섯째, 중립금리(neutral/natural rate of interest)에 관한 재성찰이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과 경제성장을 부추기지도 둔화시키지도 않는 균형 상태에서의 금리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흔히 R-스타(R-star, R*)로 표현한다. 예컨대 생산성 증대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높아진다면 중립금리 또한 높아질 수 있다. 나아가 향후의 경제 전망을 보다 밝게 바라보는 시장 인식이 있다면 장기 국채 금리의 상승으로 반영되어 나타날 수도 있다. 미국경제의 구조적 변화 등으로 중립금리가 높아질 경우 시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에서도 미국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장기 국채 금리가 반영하여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가정해보는 시나리오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는 오랜 기간 중립금리를 추정해온 인물이다. 데이터가 불안정한 팬데믹 기간 중단했던 중립금리 추정 작업을 그는 최근 다시 시작했다. 지난 5월 추정에서는 팬데믹 이전에 비해 중립금리가 높아졌다는 증거를 찾지는 못했지만 앞으로의 움직임을 확실하게 단언하기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기후위기 대응, 4차산업혁명, 생산성, 인구구조, 재정 동학(fiscal dynamics), 지정학적 위험 등 다양한 요소가 상호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중립금리를 탐구하고 대응해 나가는 과정은 시장과 중앙은행에 주어진 과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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