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또 밀린 '실손청구 간소화'…정쟁보다 국민 편의 '먼저'

황현욱

wook98@kpinews.kr | 2023-09-25 11:52:15

정무위 전체회의 통과 이후 벌써 3번째 연기
휴면 실손보험금 규모 지난 2년간 5000억 돌파
지난 대선 여야 공통 공약…본회의 개최 서둘러야

약 4000만 명이 가입된 '제2국민건강보험'격의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 청구 간소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의 처리가 또 밀렸다. 정무위원회 전체회의 통과 이후 벌써 세 번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후 민주당 원내지도부 사퇴가 뒤따르면서 본회의 등 국회 일정이 '전면 중단'됐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 처리도 11월 이후로 기약없이 밀리게 됐다.

실손청구 간소화법은 보험 계약자가 병·의원 등 의료기관을 이용 후 실손보험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의료기관에 요청하면 의료기관이 해당 서류를 전자적 방식으로 보험사에 전송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될 경우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는 현재처럼 종이 서류를 챙겨 사진을 찍어 앱을 통해 전송하거나, 팩스를 이용해 보험사에 보내야 하는 불편이 줄어든다.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로 공론화된 이후 지금까지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14년째 공회전 상태다. 보험 소비자들은 실손보험의 보험금 청구 절차의 간소화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이 조사한 '2022 보험소비자 행태조사'에서도 소비자의 57.1%는 보험금 청구·지급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편리하고 다양한 보험금 신청·접수 방법'을 꼽고 있을 정도다. 실손보험금 청구 절차가 번거롭고 복잡하다 보니 진료비가 소액일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청구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자체적으로 청구를 포기하는 '휴면 실손보험금'의 규모는 지난 2021년~2022년 간 5071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3211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실손청구 간소화가 이뤄지면 4000만 가입자들은 편리하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그동안 포기하던 보험금, 연간 수천 억 원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국회 법사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대부분 본회의에서도 그대로 의결되므로 개정안 통과는 시간 문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법안이 실행되길 바라고 있다. 


이 법은 지난 대선 여야의 대선 공통 공약이기도 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통해 정책대안 공모를 냈고 '실손보험 간소화'가 우선 정책으로 선정한 바 있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대선후보 시절 금융 공약 1호로 '실손보험 간소화'를 약속했다.

더 이상 정쟁으로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 정쟁을 하더라도 4000만 실손 가입자의 불편 해소 등 민생법안은 처리한 뒤에 해야 할 것이다. 

 

▲황현욱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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